[미디어스=김혜인 기자]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의 부친인 전광수 이진종합건설 회장이 아들의 ‘재산편법 증여 의혹’을 취재하는 MBC 기자에게 보도 무마를 대가로 3천만 원을 제안하는 장면이 20일 보도됐다.

MBC <스트레이트>는 전광수 회장을 만나 아들이 국회의원 공천을 받게된 배경부터 이진베이시티 인허가 특혜 논란과 관련해 인터뷰했다. 이지수 기자는 이날 방송에서 “인터뷰 말미에 저에게 황당한 제안을 하나 했다”며 “전광수 회장은 기자에게 여러 차례 보도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더니 인터뷰 말미에 갑자기 돈 얘기를 꺼냈다”고 밝혔다.

20일 방송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국회의원 재산 1위, 의원님의 ‘아빠찬스’ (사진=MBC)

전광수 회장은 이 기자에게 “경비라도 다만 몇 백, 몇 천 안 들어갔겠나. 내가 준비를 할게. 딱 둘이만 그리하고, 좀 도와줘라”, “내가 한 세 개를 맞춰올게. 응 삼천만 원 가오게. 마 3천만 원 가지고 온다니까. 아니 내가 그냥 되는 것도 아니잖아. 만들어 올게. 죽을 때까지 같이 가는 거고, 내하고 인연을 맺으면 끝까지 간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바로 전 회장의 제안을 거절하고 부정청탁방지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고지했다. 또한 부정청탁방지법에 따라 금품제공 의사를 확인하면 즉시 회사에 신고하게 돼 있어 MBC에 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MBC 감사국은 “방송이 나간 뒤 법률 자문을 거쳐 고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는 이날 전봉민 의원 일가의 건설 사업을 둘러싼 특혜 시비와 전 의원의 재산 형성 과정을 취재했다. 21대 국회의원 재산 신고 1위인 전 의원이 신고한 재산은 914억 원이다. 전 의원의 아버지는 부산 지역의 중견 건설업체 이진종합건설의 대표이며 전 의원은 건설업체 2곳의 대주주다.

부산 송도해수욕장 바로 옆에 짓고 있는 현대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 사업은 전 의원과 형제들이 만든 시행사가 맡고 있다. 해당 부지는 원래 한진중공업이 갖고 있었지만 ‘준공업지역’으로 묶여 개발이 좌절됐다. 하지만 2014년 이진종합건설이 이 땅을 사들인 뒤 1년여 만에 규제가 풀렸고, 인허가를 맡은 공직자 일부와 전 의원 가족과의 인맥이 드러났다.

<스트레이트>는 전 의원이 재산을 모으는 과정에서 부친 회사의 ‘일감 몰아주기’와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에 해당 될 수 있는 특혜를 받았고, ‘일감 떼어주기’로 볼 수 있는 지점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전광수 회장은 취재진을 만나 “합법”이라며 ‘일감 몰아주기’ 등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이진베이시티 인허가를 결정하는 부산시 공동위원회에 사돈이 참석한 것에 대해 “사돈이 참석한 것은 맞지만 그 사람이 그런 역할을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아는 이가 있으면 날짜를 좀 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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