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위기 국면이지만 올해 콘텐츠 산업 매출액은 비교적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음악예술 등 대면 콘텐츠 산업 매출은 감소세이지만 게임·OTT 등 비대면 콘텐츠 산업이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국산 OTT의 경우, 이용시간은 코로나19 이후 두 배 증가했지만 국내점유율은 유튜브·넷플릭스에 밀리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7일 '콘텐츠산업 2020년 결산-2021년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콘텐츠 산업 현황과 미래를 분석하는 자리다. 콘진원은 올해 콘텐츠산업 매출액을 최소 118조 1천억에서 최대 130조 2천억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125조 4천억 대비 -5.8%~3.8% 변화폭으로 게임·웹툰·OTT 등 비대면 콘텐츠 매출액이 크게 늘어 전반적인 하락세를 막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분석한 2020년 국내 콘텐츠 산업 매출액 예상안 (사진=콘텐츠진흥원)

콘텐츠 수출액은 지난해 103억 달러보다 5.1%~6.7% 증가한 109억 달러~110억 9천만 달러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가정 내 여가활동이 늘어나면서 K-게임 수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콘텐츠 산업 종사자는 지난해 68만 2천 명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5.2% 감소한 64만 7천 명으로 추산된다.

콘진원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역할을 주목했다. 한국 제작사가 제작한 영화·드라마가 글로벌 OTT를 통해 해외로 전파된다면 한류 재확산이라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진 콘진원 팀장은 “코로나19 락다운을 계기로 한류 콘텐츠가 글로벌 OTT를 통해 동남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한류 콘텐츠 저작권 보호, 언어 장벽 완화 수단, 비즈니스 지원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OTT는 코로나19의 수혜자다. 이용자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OTT 및 영상 이용률이 높아진 것이다. 웨이브 이용시간은 코로나 전후와 비교해 두 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넷플릭스·유튜브 등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잠식은 티빙·웨이브 등 국산 OTT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실장은 “코로나 전후로 이용시간이 크게 늘었다"며 "OTT가 AVOD(광고 기반 무려 서비스)보다 SVOD(월정액 서비스)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웨이브는 최근 해외시리즈 수급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코리안클릭 11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이용도 조사 결과 (사진=코리안클릭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OTT 시장은 글로벌 OTT 위주다. 코리안클릭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11월 순방문자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 이용자는 3755만 명, 넷플릭스 이용자는 709만 명에 달한다. 반면 웨이브 이용자는 300만 명대, 티빙 이용자는 200만 명 대 수준이다.

이희주 실장은 “‘미디어는 산업이기 이전에 문화’라는 측면에서 글로벌 OTT로 인한 국내 미디어 산업은 현재 위기 상황”이라며 “웨이브는 향후 대한민국발 글로벌 OTT로의 성장을 통해 국내외 콘텐츠산업과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도록 할 것이다. 정부 부처, 국회, 학계 등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웨이브 동남아 진출 현황에 대해 “현지 교민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이 커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추대호 에이스토리 실장은 ‘미디어커머스’를 제안했다. 이커머스와 콘텐츠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추 실장은 “이커머스 시장이 크게 부흥하고 있는데, 에이스토리 역시 콘텐츠와 이커머스를 결합한 미디어커머스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 실장은 “웨이브 모회사인 SK텔레콤은 11번가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며 “미디어커머스 영역 확장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11번가가 아마존과 투자 협력을 한다면 한국 콘텐츠 제작사의 미디어커머스가 글로벌 진출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추 실장은 “웨이브가 한국 미디어커머스 시장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는 데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게임업계는 코로나19의 수혜를 받았다. 강민혁 넥슨코리아 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게임 이용시간이 33% 늘었고 게임 관련 지출 역시 30% 상승했다”며 “가시적인 지표들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강 본부장은 “다만 코로나19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홈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의존도와 이용량이 모두 상승한 경향이 있다”며 “게임산업에 국한된 수혜만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콘텐츠산업 2020년 결산-2021년 전망 세미나> 세미나는 17일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렸다.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강민혁 넥슨코리아 커뮤니케이션본부장,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 유순호 FNC엔터테인먼트 언론홍보부장, 이희주 웨이브 전략기획실장, 추대호 에이스토리 전략기획실장, 홍민지 SBS PD 등이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