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21.1.15 금 17:33
상단여백
HOME 뉴스 뉴스
'오마이뉴스 출입 정지 징계' 법조기자단, 다시 불거진 논란'폐쇄적' 법조기자단의 '엠바고'와 '알 권리'… 출입처 시스템 다시 도마 위에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12.03 15:07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른바 '판사 사찰 의혹 문건'의 원본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오마이뉴스가 '출입정지 1년' 중징계를 받으면서 법조기자단 해체 여론이 가파르게 일고 있다. 보도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출입처 제도와 기자단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달 27일 대검 기자단은 오마이뉴스가 엠바고를 파기했다며 징계투표를 진행, 출입정지 1년 징계를 결정했다. 검찰과 법원 출입 기자단을 아울러 일컫는 '법조기자단' 중 언론사 법조팀장들이 있는 대법원 기자단의 최종투표를 통해 징계는 확정된다. 대체로 각 검찰청 기자단이 징계를 결정하면 대법기자단 투표결과는 이를 확정·승인하는 수순이다.  

오마이뉴스 11월 26일 <[전문] "존재감 없음"... "검찰 대응 수월"... '판사 불법사찰' 문건 공개>

검찰 기자단의 오마이뉴스 징계 하루 전인 11월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병폐의 고리, 검찰 기자단을 해체시켜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이 해당 청원을 올리게 된 계기는 정연주 전 KBS 사장의 오마이뉴스 기고 '검찰 기자단, 참으로 기이한 집단'(11월 25일)이었다. 정 전 사장은 이 글에서 법조 기자단에 대해 "특권, 폐쇄성, 배타성, 권위주의가 완강해 기자단의 마지막 성채로 불리기도 한다”며 “21세기 모든 조직의 운영에 개방과 투명성이 강조되는 때 특권 의식과 계급주의가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기이하고 초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지금 청와대 출입기자가 500명, 국회는 1000명이 넘고, 대부분 부처의 기자단은 개방되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 특권을 공고히 유지하는 곳이 한 곳 있다. 바로 검찰 기자단"이라며 "검찰 기자단에 등록하려면 기존 출입기자단의 허락을 얻어야하는 등 까다로운 문턱을 넘어야 한다. 기자단에 등록되어 있지 않으면 기자실을 이용할 수도 없고, 브리핑장에 들어갈 수도, 보도자료를 받을 수도 없다"고 밝혔다. 해당 청원은 나흘 만에 청와대 답변 기준인 청원 동의 20만명을 넘어섰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병폐의 고리, 검찰 기자단을 해체시켜주십시오' 청원. 12월 3일 오전 11시 10분 기준.

실제 법조기자단 가입 문턱은 여타 출입처와 비교해도 높다. 법조 기자실 출입을 위한 조건은 6개월 간 법원·지검·대검 담당 등 최소 3명의 인력으로 법조팀을 운영하면서 법조 관련 기사를 보도해야 한다. 서울중앙지검 기자단을 예로 들면 최소 6개월 이상 동안 3명 이상의 법조팀을 운영해야 하고, 법조팀은 검찰·법원 관련 기사 외에는 다른 기사를 작성하면 안 된다. 기자단에 가입하지 못한 언론사는 공보라인을 통한 자료를 받을 수 없고, 기자실 출입도 할 수 없다. 

6개월 간 법조 관련 기사를 작성한 뒤에는 법조기자단에 가입 투표 회부를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법원·지검·대검 기자단에서 투표를 실시해 재적인원 3분의 2 출석과 과반수 찬성이 이뤄지면 기자실 출입을 허용하게 된다. 단, 대법 기자단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각급 기자단 투표를 통과해 대법 기자단 승인이 이뤄졌을 때라야 기자단 가입이 허용된다. 

까다로운 기자단 출입 조건과 절차 때문에 주요 언론사들도 법조 기자단 가입에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일례로 2017년 대검 기자단은 JTBC, TV조선, 채널A, 연합뉴스TV, 뉴스토마토, 아시아투데이, 파이낸셜 뉴스 등 7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기자단 승인 투표를 진행했는데, 이 중 JTBC만이 겨우 과반이 됐다.

출입처 시스템에서 기자단은 엠바고 파기 등에 대해 해당 기자 소속 언론사에 대한 징계권한을 갖는다. 뉴스 엠바고는 특정 시점까지 보도를 유예하는 것을 일컫는다. 사전적으로는 취재원과 기자단의 합의 하에 이뤄진다. 보통, 엠바고는 보충취재가 필요하거나, 국가 안보·국민 생명권 등 공공의 이익과 관련한 사안이거나, 외교관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때 적용된다.  

문제는 엠바고가 다르게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오마이뉴스가 법조기자단으로부터 엠바고 파기를 이유로 출입정지 1년 징계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2월 오마이뉴스는 <'공범자' 이재용 vs '피해자' 이재용>이라는 제목의 웹페이지를 만들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1·2심 판결문 전문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법조기자단은 '대법원 판결까지 판결문 전문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법조기자단 내 '암묵적 엠바고'를 파기했다는 이유로 출입정지 1년 징계를 확정했다. 

법조기자단은 오마이뉴스의 판결문 전문 공개로 향후 기자단이 법원으로부터 판결문을 받는 데 영향을 받게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확정 사건(대법 판결 이후)의 판결문은 인적 사항을 삭제해 공개되고 있지만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기자단에는 인적 사항이 식별 가능한 판결문이 제공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해당 판결문을 법원이 출력해 문서로 기자단에 제공, 다수 언론사가 판결문을 직접 인용해 보도했다는 점 ▲2014년 오마이뉴스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판결문을 공개했을 때 징계가 없었던 점 등을 들어 소명했지만 법조기자단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마이뉴스는 해당 징계 이후 법조 기자실 출입이 제한됐고, 보도자료·공지사항 제공을 받을 수 없게 됐으며 '백브리핑'을 받을 수 있는 '티타임' 참여가 금지됐다.  

오마이뉴스는 이재용 판결문 전문공개 취지에 대해 "판결문은 법리(法理)의 정수다. 사건의 본질과 판단의 논리가 담겨야 한다. 이재용은 왜 석방됐는가? 모든 것은 판결문에 있다"며 "전문을 꼼꼼히 읽고 판단하는 것은 독자여러분의 몫"이라고 밝혔다. 당시 최지용 오마이뉴스 법조팀장은 민주언론시민연합 '기자단, 존재 이유는?' 포럼에서 "기자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 기자들이 특권의식을 내려놓고 취재 접근을 막지 않는다면 기자단 문제는 얼마든지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언련, 참여연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언론의 본 기능인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언론 스스로 옥죘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오마이뉴스 '열린판결문' 웹페이지 <'공범자' 이재용 vs '피해자' 이재용>

이번 오마이뉴스 징계의 경우, 윤석열 검찰총장측 변호인이 법조기자단에 부탁한 '판사 사찰 의혹' 문건 원본의 비공개 요청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을 근거로 삼고 있다. 윤 총장 측은 "사찰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일반인의 상식적 판단에 맡겨 보자"며 해당 문건을 공개하면서도 문건을 사진으로 찍어 원본을 그대로 노출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윤 총장 측 문건 공개 이후 법무부가 국회에 같은 문건을 공개해 이를 공개한 언론도 있었다. 

노종면 YTN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약속을 지키냐 마냐의 문제 이전에 이런 약속이 가능한 현실은 잘 이해가 안 된다"며 "내용은 되는데 사진은 안 된다? 윤 총장 측에서 그리 요구를 한 의도를 따질 필요가 있는 만큼 최소한 사진 없이 보도할 때 왜 문건 공개 기사에 사진이 없는지 설명을 담는 게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노 기자는 "'전격 공개'류의 기사는 본의가 아니더라도 공개자의 자신감, 당당함을 부각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사진을 못 찍게 한 사실은 '왜?'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고 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창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임진수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21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