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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부의 미래’- 빚투‧영끌? 2030의 이유 있는 돈 집착, 그림자는 없을까?[미디어비평] 톺아보기
미디어평론가 이정희 | 승인 2020.12.02 14:11

[미디어스=이정희] 아이러니하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은 그간 주식에 관심이 없었던 우리 사회 2030 세대로 하여금 주식 열풍에 빠지게 하였다. 2030 세대 중 54%가 주식을 하고 있고, 그중 90%가 올해 주식을 시작했다. 

BTS 주식을 굿즈로 사는 세대

tvN 인사이트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tvN shift ‘2030 부의 미래’ 편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풍경이 변화했다.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식당으로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오전 장의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다. 점심 식사 후 차 한 잔을 놓고 나누는 이야기가 대부분 주식 투자 관련이다. 대부분이 주식 투자를 하고 있기에 주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더는 어색하지 않다. 

대학생이라고 다를까. 수업 시간에 주식을 못 팔아 '물렸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러운 세대이다. 주식 관련 스터디 모임을 하고 몇십만 원부터 연습 삼아 주식을 시작하는 '주린이'들이 대학 캠퍼스에서 낯설지 않다. 이들에게 주식은 한강뷰 아파트로 상징되는 '자수성가'의 꿈을 이뤄줄 이 시대의 동아줄과도 같다. 

6년 전 대학을 중퇴한 후 단돈 200만 원에서 1억 2천을 마련한 주식투자 크리에이터 종현 씨. 종현 씨 여자친구는 한때는 오늘을 행복하게 살자는 욜로족이었지만 종현 씨를 만나 신용카드 끊기부터 시작하여 삶의 방식을 바꿨다. 데이트도 투자와 수익이 날 상가를 찾아 보며 하는 이들 커플. 그런 덕분일까, 그간 저축한 돈에 대출을 얹어 신혼집을 장만했다. 

더는 부모님 세대처럼 주식으로 패가망신하지 않는다고 장담하는 세대. 그들에게 주식은 주도면밀한 생존전략이다. 금융 투자 전문가 존리는 코로나와 함께 등장한 젊은 세대의 주식 투자 열풍에 대해 고통으로 인한 인식의 변화를 그 이유로 든다. 코로나로 인한 삶의 변화가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고, 혹시나 인생에서 놓치는 것이 없는가라는 성찰이 주된 관심사 '돈'에 대한 열망으로 귀결되며 주식 투자 열풍을 낳았다는 것이다. 

작년부터 올해에 걸쳐 20대 일자리가 20만 개 줄었고, 30대는 29만 개가 줄었다. 저성장 시대 삶의 불확실성이 증가했다. 평생직장은 사라졌고 그에 따라 젊은 세대들은 실직 불안에 떤다. 반면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돈의 가치는 떨어지고 자산 격차는 커졌다. 선택의 차이가 너무도 다른 결과를 낳았다. 코로나는 이런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를 더욱 증폭시켰다.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라는 평가에 82%가 그렇다고 대답하는 세대. 근로소득만으로 부를 축적할 수 없다고 대답하는 세대. 젊은 세대는 혹시나 그들에게 닥칠 극단적 궁핍에 대한 공포를 바탕으로 절박하게 주식에 뛰어든 것이다. 상대적으로 평등한 정보의 해석 능력에 따라 부가 주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젊은 세대로 하여금 일확천금의 꿈을 꾸도록 만든다. 

레버리지라도 마다하지 않는 투자

tvN 인사이트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tvN shift ‘2030 부의 미래’ 편

자칭 '오창의 존리'라는 김재용 씨는 퇴근하자마자 주식 마감장을 확인한다. 이제 주식 투자 7개월 차, 2000만 원을 대출받아 투자로 4500만 원을 만든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주식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매달 200만 원 정도를 투자하는 그는 매번 이익을 보지는 못하지만 언젠가는 우상향할 것이라는 마음으로 투자에 올인한다. 5000만 원이 모이면 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가겠다는 그. 부족한 자금은 대출을 통해 충당하겠다고 한다. 성공적으로 임대를 한다면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낼 것이란다. 

블루머니라는 주식 투자 블로그를 하는 30대. 3천~4천 정도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하여 국내외 주식 투자 자금을 1억 5천 정도로 불렸다. 주식 투자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그는 원래는 빚을 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도 초급락장에는 마이너스 통장이라도 활용하여 '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금리 시대 빚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시대, 주식 투자를 안 하면 손해라는 것이다. 상승장과 하락장의 대세를 잘 알면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한다. 

주식 투자 15년 만에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는 전인구 씨는 구독자 24만 주식 관련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그에게 오는 상담 메일 중 상당수가 돈을 잃었다는 내용, 그중에는 2~30대가 제일 많단다. 마이너스 통장은 물론 카드론 현금서비스를 받아서 주식에 '몰빵' 했다가 날렸는데 어떻게 하면 원금을 회복할 수 있냐는 내용들이다. 

tvN 인사이트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tvN shift ‘2030 부의 미래’ 편

올해 신용대출만 13.2조 원,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30대가 가장 많았고, 20대도 많았다. 100조에 이르는 주식 시장에 도는 자금 중 10~20%가 이른바 '빚투'이다. 대출은 너무 쉽다. 젊은이들은 비상금 대출을 받아 주식을 한다. 대기업에 다니는 이들 역시 대출이 쉽다. 상승장에 이른바 빚을 내서라도 투자를 하려는 이들, 과연 ‘빚투’는 승산이 있을까? 

주식만이 아니다. 이른바 '영끌', 영혼을 끌어모아서라도 빚을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사람들이 젊은 층의 61.5%에 이른다. 실제 주택담보대출의 44%가 2~30대이다. 과도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짊어진 빚의 무게를,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 그걸로 주식 투자를 해서 메꿔보겠다는 세대. 여전히 부동산은 손해 보지 않는다는 ‘부동산 불패 신화’에 저당 잡힌 젊은 세대의 어깨가 무겁다. 

젊은 세대들은 왜 그렇게 '돈' 모으기에 자신을 던질까. 그들은 말한다. 돈 때문에 선택이 바뀌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고. 인색하게 살고 싶지 않다고. 돈은 불행을 막아준다고. 

주식, 환불해 주세요?

36년 투자 경력의 이원기 씨의 주장은 다르다. 지금은 비교적 수익률을 올리기 쉬운 시기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과잉’ 자신감을 가질 우려가 크다고 경고한다. 언젠가는 오를 것이라고 낙관하지만 지난 36년 경험에 비춰 이른바 우량주라는 주식이 -30%, -50%, 심지어 -80%가 돼버린 경우가 200개도 넘는 반면, 엄청난 수익을 낸 경우는 20개에 불과했다고 우려한다.

스마트한 소수가 이익을 보고 평범한 다수가 손해를 보는 게 주식 투자의 구조라고 정의한 이원기 씨는 주식을 마치 전자오락이나 모바일게임처럼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나, ‘동학개미’ ‘따상’ 등의 감각적인 단어가 붐을 일으켜 사람들을 주식으로 끌어모으는 호객 행위와도 같다며 냉철한 현실 감각이 필요하다고 아쉬워한다. 

tvN 인사이트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tvN shift ‘2030 부의 미래’ 편

존리 씨 역시 오른 것만 보고 투자하는 근시안적인 안목을 안타까워한다. 200만 원을 투자하여 50만 원을 벌면, 2억이면 5000만 원을 번다고 상상하게 되는 게 인간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전문가 박영미 씨는 빅히트 주식이 떨어지자 환불 소동이 벌어지는 데서 보이는, 젊은 층의 주식 자체에 대한 짧은 지식을 우려한다. 

가계대출 사상 최대, 경제적 불평등을 상징하는 피케티 지수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인 한국 경제. 젊은 층은 이런 시대를 돌파하게 위해 경제 전선에 자신을 던진다. 밀레니얼 세대는 마치 게임 인벤토리 리스트처럼 직장도 수익도 그리고 기초 자산도 필수라 여긴다. 

하지만 이런 브레이크 없는 고속열차 같은 한국경제 상황에 '버블' 우려가 나온다. 고려대 강성진 교수는 지금은 재정적자로 인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지출이 늘어난 상황이라며, 코로나가 끝나고 재정이 줄어들어 거품이 꺼지면서 빚내서 집을 산 사람이 파산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경제의 불확실성을 강조한다. 미래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미래는 알 수 없기에 '영혼을 끌어모아' 투자를 하고 집을 사지만, 그런 방식이 외려 젊음의 시간을 담보로 잡힐 수 있다는 것이다. 

미디어평론가 이정희  5252-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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