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의 독감 예방 접종 사망자 관련 보도가 아쉬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9일 열린 '11월 KBS 시청자위원회'에서 전진한 협동조합 알권리연구소장은 KBS <뉴스9>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불안감을 불식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이어진 '의료현장의 엇갈린 대응' 보도 등으로 시청자의 불안감을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KBS 뉴스9의 10월 23일자 보도 <독감 백신 접종 뒤 사망 최소 36명…의협 “일주일간 접종 유보 권고”>

KBS <뉴스9>는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아홉 꼭지에 걸쳐 독감 예방접종 논란을 보도했다. 19일 17세 남성이 사망한 사례를 보도하며 “이 경우에는 아직까지 (백신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인과 관계를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설명을 덧붙였다. 10월 20일 고창에서 사망한 78세 남성, 대전에서 숨진 80세 사망자의 소식을 보도하며 사망한 17세 고등학생과 같은 백신을 맞은 이는 32명으로 이들에게서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10월 21일 5명이 백신 접종 뒤 사망했고, 시민 인터뷰를 통해 독감 주사에 대해 불안해 하는 반응을 보도했다. 이후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가 스튜디오에 출연해 전반적으로 독감 예방접종과 사망과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진환 시청자위원은 “해당 보도들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내용이며 (당시에는 사망 원인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독감 주사를 맞고 사망자가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사망자 숫자와 전문가들의 해설기사를 잘 붙여 균형 있게 보도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22일, 23일 보도는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22일 <뉴스9>는 서울 강남구 한 병원에서 백신 접종을 받았던 80대 남성이 사망했고,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의원을 찾았던 70대 역시 백신을 맞은 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뉴스9>는 질병관리청이 공식 확인한 접종 사망자는 최소 25명이고, 자치단체 차원에서 사망자가 계속 확인되고 있어 그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사망자가 급증하자 일단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하자는 의사협회의 제안을 인용 보도했으며 의료계에 혼선이 있다고 했다. 독감 주사를 계속 맞아야 한다는 전문가 5명의 의견을 전달했다.

전 위원은 “22일, 23일 보도는 독감 주사에 대한 공포감을 키웠다”며 “21일 인터뷰에서 김우주 교수가 백신과 연관돼서 나올 수 있는 반응으로 아나필락시스와 길빙바레 반응을 설명하며 전국에서 발생한 사망자들이 독감 예방 접종과는 관련이 없음을 과학적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에서 팩트체크 한 내용이 있는데 사망자가 계속 발생한다고 해서 이를 보도하는 것은 KBS가 스스로 검증한 것을 스스로 부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22일, 23일 보도는 공포감만 키우고 있는 보도가 아니었는지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 위원은 "KBS 뉴스9 보도에서 무작정 공포감을 키우는 보도는 단 한 건도 없었고 케이스마다 전문가들의 발언으로 독감 주사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했고 이를 통해 차분한 보도를 했지만 22일, 23일 보도에서는 독감 주사에 큰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시청자 입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며 "22일, 23일 보도는 냉정하게 보도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엄경철 통합뉴스룸 국장은 보도 경위에 대해 “올해 독감 백신과 사망자 사이의 연관 관계에 특히 관심을 주었던 건 독감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는 사고가 그 직전에 한 번 있어서 그 이후 이 사망 사건을 이례적으로 보기 시작했다”며 “이후 이 사안에 대해 발생 사실과 함께 연관 관계가 없다는 과학적인 진단까지 덧붙여서 보도하는 것을 택했지만 과정에서 일정 부분 발생 위주로 나간 약간의 허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엄 국장은 “추후 좀 더 냉철하게 불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보도하지 않는, 전략적 침묵에 대해 좀 더 공유하고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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