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 청소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된다. KBS 청소 노동자들은 내년부터 계약 갱신 시 계약기간 3년을 체결하게 되고, 만 68세까지 사실상 정년을 보장받게 된다. 병가는 정규직과 동일하게 보장받는다.

26일 KBS 청소 노동자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와 KBS비즈니스는 단체교섭을 진행, 올해 임금·단체협약과 관련한 잠정합의서를 마련했다.

10월 6일자 KBS [현장영상] 보도화면 갈무리

노사 잠정합의문에 따르면 KBS 비즈니스는 2021년부터 환경직 근로계약을 갱신할 경우 계약기간을 3년 단위로 연장하기로 했다. 단, 갱신되는 근로계약 기간은 만 68세가 되는 해의 12월 말을 초과하지 않는다. KBS 비즈니스측은 "이는 근무태도와 건강 등의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만 68세까지는 고용 계약을 보장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급병가는 정규직과 동일하게 보장된다. 업무 외 발생한 상병에 대해 병가를 보장할 것인지가 쟁점이었는데, 이번 합의에서 최대 60일 범위 내에 업무 외 상병에 대해서도 병가를 보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KBS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이 보장된다. 한 달에 2시간 내에서 노동조합 조합원 교육시간을 보장하고, 조합 간부에 대해서는 노동시간을 면제하는 등의 내용에 노사가 잠정 합의했다.

내년도 임금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KBS비즈니스측은 "회사 경영상의 어려움을 감안해 현행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BS 청소노동자들은 지난달 29일 쟁의행위 투표를 실시해 98.1%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했다. KBS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의 수는 320여명이다. 이들은 정규직 전환 형태의 고용안정과 유급병가 도입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30년째 1년 단위 근로계약서를 쓰고 있고, 유급병가가 없어 아파도 출근해야 하는 상황을 더는 견딜 수 없다는 호소다. 앞서 KBS 비즈니스측은 교섭 과정에서 계약기간 3년 연장안을 제시했으나 청소노동자들은 정년보장을 외치며 쟁의행위 투표에 나섰다.

지난달 15일 국정감사에서 KBS 청소 노동자들 처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김상희 국회부의장(민주당 의원)은 "KBS가 꼼수 채용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비즈니스가 정규직 전환을 피하기 위해 55세 이상 청소 노동자만 채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만 55세 이상 기간제 노동자는 2년을 초과해 근무할 수 있고,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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