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앵커의 뒤를 이을 MBC 뉴스의 새 얼굴은 누가 될까.

평일 <뉴스데스크> 박혜진 앵커는 유임되고 주말 <뉴스데스크> 여자 앵커는 손정은 아나운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제 관심은 남자 앵커에게로 넘어갔다.

MBC 보도국은 <뉴스데스크> 남자 앵커 후보로 신경민 선임기자, 김세용 정치국제 총괄데스크, 산업팀 이주승 기자, 정치1팀 박재훈 기자를 선정해 오디션을 거쳐 14일 오전 임원회의에 보고했다.

MBC 보도국 정형일 뉴스데스크팀장은 지난 13일 "4명의 후보 가운데 2명을 선정해 평일과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를 각각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 MBC 신경민 선임기자. ⓒMBC
현재 MBC 보도국 내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신경민 선임기자. 앵커 경험이 풍부하고 엄기영 앵커 못지 않은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신경민 선임기자는 지난 2월 본사 임원 인사에서는 보도본부장 후보로, 이어진 관계회사 임원 인사에서는 전주MBC 사장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본사 선임기자로 남아있다.

▲ MBC 김세용 정치국제 총괄데스크. ⓒMBC
"뉴스가 좀 더 젊어져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김세용 데스크를 염두에 두고 하는 이야기다. 김세용 데스크는 1960년생, 85사번으로 53년생, 81사번인 신경민 선임기자에 비해 젊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김세용 데스크는 지난 1월말 김성수 보도국장이 엄기영 앵커 후임으로 결정될 때도 후보로 올랐다. 당시 엄 앵커는 김세용 데스크를 후임으로 추천했으나 최문순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뜻에 따라 김성수 국장으로 결정했다는 후문도 있다.

신경민 앵커 기용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한나라당과의 껄끄러운 관계 때문이다.

당시 라디오 <뉴스의광장>(표준FM 95.9 Mhz, 오전 8:00~8:30)을 진행하던 신경민 앵커에 대해 한나라당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전주고 동기인 신 앵커가 편파방송을 하고 있다"며 여러차례 항의한 바 있다.

상식적으로는 대선 때 논란과 메인뉴스 앵커 선정 사이에 상관 관계가 없어야 하지만 정권 초기 불필요한 갈등관계를 맺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MBC 보도국의 한 간부는 "신경민 앵커는 한나라당 뿐만 아니라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며 "비판과 견제는 언론의 숙명인데 그런 이유로 적임자를 앵커에 기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MBC이기 때문에' 그런 외부적 요인에 더욱 개의치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4일 임원회의에서 오디션 결과를 보고 받은 MBC는 오는 17일 후임 앵커진을 최종 확정한다. 18일에는 엄기영 사장과 신임 <뉴스데스크> 앵커가 나란히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김성수 보도국장은 지난 2월4일 <뉴스데스크> 진행을 시작해 오는 21일까지 약 두 달 만에 앵커 자리에서 내려온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장 교체를 이유로 두 달 만에 앵커를 바꾸는 것은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MBC는 내부적으로는 '임시'라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교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다음 주에는 대거 교체되는 앵커진 스팟 광고도 대대적으로 내보낼 예정이다.

MBC는 토요일 아침뉴스 <뉴스투데이> 앵커 교체도 준비하고 있다. 정형일 뉴스데스크팀장은 "남기자 4명, 여기자 7명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진행했다"며 "젊은 기자들의 방송경험을 늘리고 차기 앵커를 키운다는 차원에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평일 <뉴스투데이>는 박상권, 이정민 앵커가 계속 진행한다.

김주하 앵커가 마감뉴스인 <뉴스24> 진행을 맡고 <뉴스24> 차미연 아나운서는 아침 <930뉴스> 진행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낮 12시 <뉴스와경제> 남자 앵커는 박광온 논설위원으로 결정돼 이미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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