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15만 명의 시청자에게 ’KBS 뉴스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무엇인지‘를 물은 결과, 공정성이 1위로 꼽혔다.

유튜브 채널 ’KBS News’가 100만 구독자를 달성해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공정성을 지적하는 응답률이 79%에 달했다. 이어 정확성 12%, 다양성 4%, 심층성 3%, 신속성 2% 등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유튜브 'KBS News' 채널에서는 16일 '골드버튼 언박싱 특집! 본격 쓴소리 경청 라이브'를 진행했다. 이소정, 정연욱 뉴스9 앵커와 정준희 교수 등이 참석했다. (사진=KBS)

설문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KBS가 정말 몰라서 물어보냐”, “KBS만 빼고 시청자들은 다 안다” 등의 조롱 섞인 반응이 등장했다. 16일 진행된 KBS News 구독자 100만 달성 기념 라이브에서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는 “일종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같은 맥락의 응보적 투표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잘생기거나 예쁘지 않은 배우가 ‘내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본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어그로를 끄는 감정을 주는 것처럼 느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공정성이라는 주관적인 개념을 묻기보다는 ‘KBS 뉴스가 균형적이었나’라고 물어보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 ‘뉴스9’를 진행하는 앵커들은 공정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주말 ‘뉴스9’를 진행하는 정연욱 앵커는 과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당선 인터뷰에서 “제가 30대 미혼 남성인데 집을 사야 하냐”고 물었다가 엇갈린 평을 들었던 경험을 꺼냈다. 정 앵커는 “정견이 들어간 질문이 아닌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이었는데 생각이 다른 분들이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 KBS의 공정이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평일 뉴스를 진행하는 이소정 앵커는 인터뷰에 응하는 여야 정치인 모두에게 ‘왜 편 안 들어줘’, ‘왜 우리 잘못한 거만 뭐라 그래’라는 코멘트를 들어 난감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준희 교수는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집단으로부터 칭찬 받는 건 불가능한 소망”이라며 “가능한 부분이 있다면 민주당 지지자들도 귀를 기울일만한 부분을 찔러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뢰도 4위 "심각하게 고민해야하는 단계"

시계방향으로 지난 11월 발표된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조사 결과, 한국기자협회가 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8월), 시사저널이 전문가들에게 물어본 '2020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 결과 (8월),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 결과 (지난해 12월).

정준희 교수는 지난 11월 발표된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 조사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 조사 결과 KBS는 4위로 ‘신뢰한다’가 50%, ‘신뢰하지 않다’가 22%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신뢰도와 영향력 모두 1위로 집계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시행한 조사의 경우, 표본 수가 많고 대표성이 높지만 과거부터 이어져 온 KBS의 영향력을 알아본 조사라면, 로이터는 적극적인 설문 선택 요소들이 들어있어 현실을 더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신료를 받는 뉴스 조직, 국내에서 가장 큰 뉴스 조직이 신뢰도나 영향력에서 수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고 그게 미래상이라면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시대에 공영방송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뉴스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KBS 뉴스의 아쉬운 점으로)2등이 정확성이고 5등이 신속성인데 순서가 바뀌어야 한다”며 “정확성은 비교적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정확성만큼은 수신료를 받는 값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논쟁적인 이슈에서 정확성을 추구하는 방법으로 “다른 데서 얻을 수 없는 정확한 정보를 보도하거나 튼튼하게 기억할만한 뉴스를 보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조국 국면과 검찰 보도에서 아쉬운 측면으로 “그날 하루에 있어 가장 티가 덜 잡힐 만한 소극적인 뉴스를 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정확성이 갖춰져야 KBS 뉴스와 오래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신뢰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시대의 KBS 뉴스

‘KBS News’ 유튜브 채널은 2013년 8월에 시작해 지난달 17일 100만 명의 구독자를 기록했지만 타방송사에 비해 늦은 편이다. YTN은 208만, JTBC 144만, SBS 109만, 채널A 102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자료제공=KBS)

정준희 교수는 유튜브 구독자 수를 ▲24시간 뉴스 채널 ▲디지털 투자 ▲강력한 팬덤 등의 변인으로 분석했다. YTN은 24시간 뉴스 채널이자 디지털 투자를 일찍 시작했고, SBS는 디지털 투자를, JTBC는 디지털 투자와 팬덤이 높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KBS는 세 가지 경우 중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정 교수는 “현재 하고 있지만 디지털 전문 24시간 뉴스를 해야 하고 TV와 다른 디지털 전용 뉴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경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유튜브에 특화된 뉴스 콘텐츠를 제작해 TV 뉴스와의 순환구조를 설계해야 한다”며 “KBS는 선정적, 폭력적 방식의 정보들이 난무하는 유튜브에서 가짜뉴스와는 다른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