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15년 전 자신에게 가장 큰 힘이 돼주었던 도산을 만났다. 두 명의 도산 앞에서 혼란스러운 달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이미 지평이 쓴 글씨를 통해 혹시나 하는 마음을 품었던 달미는 두 사람만이 알고 있는 장소에서 그를 만났다.

도산에게 바람은 불안과 동의어처럼 각인되었다. 어린 나이에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커왔다. 아버지의 많은 기대를 받은 만큼 그에 부응하고 싶어 노력했다. 초등학생 시절 도산은 한국 올림피아드 고등부에 나가 금상을 받았다.

다른 문제를 다 풀고 한 문제가 막혔다. 그 문제도 예전에 다 풀어봤던 것이지만 이상하게 풀리지 않는다. 그 순간 바람이 불어왔고, 시험지가 날려 어린 도산 앞에 떨어졌다. 그리고 자신이 풀지 못한 문제의 한 줄이 보였다. 전체도 아닌 한 줄만으로도 어린 도산은 풀리지 않던 문제를 풀었다.

tvN 주말드라마 <스타트업>

그렇게 우승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게 자신의 능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초등학생에게 졌다며 어머니에게 혼나는 출전한 이에게 금메달을 건네는 도산은 마음의 짐 때문이었다. 그 일로 인해 자존감을 확연하게 줄어들었고, 조기 입학한 대학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나왔다. 자신보다 나이 많은 형과 누나들이 풀지 못하는 문제들을 푸는 현실이 오히려 도산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또래들과 함께하며 행복을 느끼기 시작한 도산은 다시 한번 위기에 봉착했다. 창업을 했지만 도무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시, 한국 올림피아드에서 불었던 바람처럼 바람이 불었다. 유명한 투자전문가가 찾아와 자신에게 제안을 했고, 그렇게 달미 앞에 섰다.

자신은 분명 존재하지만 자신이 아닌 상황이 만들어졌다. 전혀 알지 못했던 이들과 접점이 생긴 것이다. 부모님 이혼으로 힘겨워하는 달미를 위해 할머니의 제안에 지평이 합류했고, 그렇게 올림피아드 금상을 받은 도산의 신문 기사를 보고 이름이 확정되었다. 훗날 운명처럼 이들이 만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한 채 말이다.

달미를 만나는 순간 도산은 확신했다. 운명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지평과 약속은 한 번의 만남 후 헤어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던 도산은 그렇게 운명과 같은 끌림으로 달미와 함께했고, 우여곡절 끝에 '샌드박스'에 들어와 한 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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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미에게 모든 것을 고백하러 간 집에서 원덕을 보고 당황했다. 병원에서 우연히 봤던 실명할 수밖에 없다는 통보를 받은 할머니가 바로 달미의 친할머니라는 사실을 그때 알았으니 말이다. 비밀을 고백하러 온 자리에서 또 다른 비밀을 얻게 된 도산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지만, 오히려 안도하기도 했다.

비밀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가 되니 말이다. 시력을 잃어가는 달미 할머니를 본 후 도산은 자신이 가진 기술을 활용한 '눈길'을 만들어냈다.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AI 기술과 음성 AI인 영실이를 합한 시각장애인의 길잡이 '눈길'은 그렇게 탄생했다.

인재는 '샌드박스'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시작과 함께 사업화 모델을 만들었고, 그렇게 성공가도를 걷기 시작한 그는 달걀 세례를 받았다. 그가 만든 기술은 기존의 노동자를 몰아내고 있었다. 무인경비시스템은 필연적으로 많은 경비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밖에 없다.

샌드박스 윤선학 대표가 인재의 모습에 실망하기 시작한 것은 그의 선택 때문이었다. 노동자의 울분을 행패라고 표현하는 인재는 분명 자신이 생각하던 그네 타는 아이가 아니었다. 지평을 통해 알게 된 달미가 바로 그 대상이라는 확신만 더하게 되었다.

도산은 위기다. 아버지가 회사 대표가 자신이 아닌 달미라는 사실을 방송을 통해 뒤늦게 알게 되며 분노했기 때문이다. 투자자였던 아버지를 속였다. 인감도장을 몰래 찍어 새로운 주주명부를 만들었다. 이를 직접 이야기하지 않고 방송을 통해 알게 된 아버지로서는 분노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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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려 했지만 평생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게 아버지에게 혼나던 도산은 끝내 하지 못하고 있던 말을 했다. 아버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힘들다고 했다. 올림피아드 금상도 남의 것을 보고 따낸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아버지의 자랑이었던 ‘천재 도산’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직접 이야기하지 않고 남을 통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실망이라는 어머니의 말을 들은 도산은 더 늦지 않게 달미에게 고백하고 싶었다. 남을 통해 이 비밀이 드러나게 놔둘 수는 없었다. 그렇게 되면 또 다른 고통이 도산의 자존감을 무너트릴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운명의 신은 다시 한 번 도산에게 바람을 불었다. 달미가 할머니 휴대폰을 잘못 들고 나서며 모든 것은 뒤틀리게 되었다. 지평은 원덕에게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밝혔다. 자신이 달미를 좋아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원덕은 지평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 도산을 좋아하는 달미를 위한 할머니의 선택이었다.

‘도산은 되고 자신은 왜 안 되냐’며 화내고 비오는 거리를 걷는 지평에게 따라와 우산을 건네고 돌아서는 원덕. 그는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다.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원덕으로 인해 자신이 직접 달미가 도산에게 편지를 보내던 장소를 찾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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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덕에게 문자를 보내 자신이 편지를 찾아오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은 운명의 장난이었다. 할머니 휴대폰을 가지고 나온 달미는 지평이 보낸 문자를 봤고, 그렇게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로 향했다. 그리고 자신과 도산이 편지를 주고받던 과거 할머니 핫도그 가게 앞 나무에 있는 편지함 앞에서 지평과 마주했다.

의심은 했지만 정말 지평이 도산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운명처럼 도산에게 전화가 왔다. 자신과 편지를 주고받던 자리에 왜 지평이 와 있냐며 그곳이 어딘지 알고 있냐고 묻는 달미의 질문에 도산은 답할 수 없었다. 그건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달미 앞에 두 명의 도산이 있다. 15년 전 가장 힘든 시기에 든든한 친구였던 지평이라는 도산과 새로운 도전에 나선 자신에게 든든한 친구가 된 도산이다. 두 도산 앞에서 혼란스러운 달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다시 한 번 직접 말하지 못하고 ‘바람’이라는 선물인지 재앙인지 알지 못하는 신의 장난 앞에서 도산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청춘들의 성장과 함께 사랑도 커갔다. 그리고 다시 위기에 처한 이들은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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