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정환] 빅히트가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12월 31일 소속 아티스트들의 합동공연 ‘2021 뉴이어스 이브 라이브 프리젠티드 바이 위버스(2021 NEW YEAR’S EVE LIVE presented by Weverse)’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묘하다. 매년 12월 31일 진행해온 MBC ‘가요대제전’과 빅히트의 합동공연 일정이 겹치는 것.

MBC가 빅히트 소속 가수의 분량을 미리 ‘녹화’하지 않는 이상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빅히트 소속 가수들이 ‘가요대제전’에 얼굴을 비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이런 현상이 왜 발생했는가를 1년 전 상황으로 되돌려 복기해봐야 한다.

MBC <가요대제전>, 빅히트 레이블즈 합동 콘서트 포스터

작년 MBC ‘가요대제전’엔 방탄소년단이 참석하지 못했다. 작년 연말 방탄소년단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무대에서 진행된 ABC방송의 신년특집 ‘딕 클라크스 뉴 이어스 로킹 이브 위드 라이언 시크레스트 2020’에 섭외돼 해외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일정이 겹치는 MBC ‘가요대제전’ 출연이 불가능한 상황. MBC ‘가요대제전’ 측이 유연한 발상으로 방탄소년단이 해외 일정을 소화하기 전에 녹화를 했다면 방탄소년단의 분량을 확보했을 텐데, MBC 제작진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이 불참하자 희한한 사태가 빚어졌다. 데뷔 이래 방송3사 연말 가요 시상식에 초청을 받지 못한 적이 없는 여자친구가 단 한 무대, MBC ‘가요대제전’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작년에만 유독 여자친구의 인기가 시들했던 건 아니다. MBC ‘음악중심’에서 여자친구는 1월 26일 ‘해야’ 및 7월 13일 ‘열대야’ 두 번에 걸쳐 1위를 기록, 인기를 입증했다.

MBC ‘가요대제전’ 무대에 오르지 못한 여자친구는 작년 ‘SBS 가요대전’과 ‘KBS 가요대축제’ 무대엔 초청받았다. 당시 MBC는 여자친구를 향한 갑질 의혹에 “(여자친구) 섭외 기준은 PD 재량”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올 연초 ‘2020 설특집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엔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TXT)의 분량은 찾을 수가 없었다. 유독 MBC에서만 여자친구와 TXT를 볼 수 없었던 것.

빅히트는 쏘스뮤직에 이어 뉴이스트와 세븐틴 소속사 플레디스도 자사 레이블에 편입, 회사 규모를 대규모로 확장했다. MBC ‘음악중심’에서 지난 2월과 7월에 여자친구의 모습을 찾을 수 없던 데 이어 6월에는 세븐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KBS 및 SBS 음방 프로그램에선 이들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볼 수 있었지만 말이다.

방탄소년단 'BE' 앨범 콘셉트 이미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해외 일정이 있었던 방탄소년단의 분량을 MBC ‘가요대제전’ 제작진이 융통성을 갖고 사전녹화를 진행했다면, 작년 연말부터 MBC 프로그램에 여자친구와 TXT가 정상적으로 출연했다면 이런 일련의 사태가 빚어졌을까.

그 해답은 빅히트가 아닌 MBC가 갖고 있다. MBC가 ‘결자해지’하지 않는 한 빅히트 소속 가수의 MBC 부재 현상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KBS와 SBS와 달리 MBC에서만 음악방송과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빅히트 소속 가수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면, 화제성과 시청률이 경쟁 방송사에 비해 떨어질 것이다. 유튜브 다시보기 및 해외 팬의 관심도 낮아질 것이 분명하다. 지금 MBC가 자존심을 앞세우기엔 빅히트는 ‘엔터 공룡’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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