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패배 요인으로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혐오 부추기기’가 거론됐다.

김수민 평론가는 9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트럼프와 지지층들이 부추겨온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혐오가 선거에 들어가자 불리한 언론환경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가 성추문 의혹 입막음, 탈세 의혹 관련 소송을 대통령 직권으로 막아왔다는 비판을 받았고 재선하면 CIA·FBI 국장을 경질한다는 얘기가 있었다"면서 "언론 보도를 경시하는 지지층의 태도가 반대층의 원한을 결집시킨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뒷모습 (AP통신=연합뉴스)

트럼프 미 대통령은 폭스뉴스를 제외한 기성 언론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왔다. CNN을 ‘가짜 뉴스의 온상’이라 공격해왔으며, CNN 백악관 출입기자는 기자회견 중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다 출입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지난 5일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생중계를 중단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ABC, CBS, 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 조작설 등 근거 없는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자 기자회견 생중계를 끊었다. CNN과 폭스뉴스는 기자회견을 끝까지 내보냈지만, “우리는 어떤 증거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친트럼프’ 방송인 폭스뉴스는 대선 당일 저녁, 애리조나에서 바이든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가장 먼저 보도하며 트럼프와 '손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조작 주장을 점점 옹호하기 어려워질 것 같다며 많은 공화당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점점 멀어지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해온 폭스뉴스의 앵커 로라 잉그러햄은 6일 “적절한 때가 되면 대통령은 그에게는 좋지 않은 결과를 품위 있고 침착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선거 부정을 주장하는 트럼프는 증거를 대야 한다’며 개표가 끝나고 바이든 후보가 합법적으로 승리하면 이를 격식을 갖춰 인정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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