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SBS가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의 인종차별 발언에 대해 “인식과 표현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며 사과했다.

한국계 최초로 미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김창준 전 의원은 5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전화 인터뷰에서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소속 한국계 여성 정치인 메릴린 스트리클런드에 대해 “기분은 좋지만 ‘한국계’는 섭섭하다”고 말했다.

지난 5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SBS)

김 전 의원은 스트리클런드에 대해 “여자분은 뭔가 한국 사람 같아 보이지 않고 또 남편이 흑인이고 어머니가 한국여자니까 당연히 한국계지만 100% 한국 사람 같아 보이지 않다”며 “약간 좀 저거지만 한국사람이라 반갑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예, 무슨 말씀인지 알겠다”며 끊으려 했지만 김 전 의원은 “100% 한국 사람이면 좋겠는데”, “순종, 순종, 저같은 순종이면”이라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해당 발언이 방송에 그대로 나간 뒤 SNS에서는 인종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순종이라는 단어를 사람한테 쓰는 거 처음 들어봤다”, “방금 귀를 의심했는데 공중파 뉴스에서 순종, 아쉽다 연발?”이란 반응이다. 김 전 의원을 인터뷰하고, 편집 없이 방송한 SBS의 책임을 묻기도 했다

6일 주영진 앵커는 방송을 시작하며 “어제 김창준 전 미 하원 연방 의원에게 한국계 미 연방 하원의원 탄생이 기쁘지 않냐고 물었는데 김 전 의원이 메릴린 스트리클런드 당선을 두고 피부색을 놓고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 발언이 생방송이다 보니 여과 없이 노출됐는데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에게 사과를 드리고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은 김 전 의원의 인식과 표현,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라고 말했다.

주 앵커는 방송 말미에 한 번 더 사과했다. 주 앵커는 “저희가 원래 다시보기를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게 하는데 (관련 영상이) 오늘 오전까지 계속 게재돼있던 것 같다”며 “제가 미처 걸러내지 못하고 계속 부적절한 표현을 보시도록 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한편, 미디어스 보도가 나간 이후 김창준 전 의원은 메일을 통해 사과 의사를 밝혀왔다. 김 전 의원은 “60년간 미국 생활을 하다 보니 단어의 뉘앙스를 잘 파악하지 못해 적절하지 못한 단어 표현을 한데에 상처받은 분들이 있다면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1961년 혼자 미국 땅을 밟아 차별과 편견을 온몸으로 실감했던 저에게 두 분의 당선 소식은 누구보다 기쁘고 벅찬 뉴스였다. 앤디 김 의원님의 재선과 스트리클런드 의원님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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