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 노동자가 세계 다른 매장과 동등한 처우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이케아코라아지회의 정윤택 지회장은 5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회사는 그 나라의 경제수준, 물가수준, 동종업계 수준을 고려해 임금을 책정한다고 해 그에 맞는 임금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트산업노동조합 이케아지회는 지난 3일 이케아 광명점 앞에서 쟁의돌입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제공=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이케아코라아지회에 따르면, 이케아코리아는 전 세계 매장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만큼 이익을 내는 곳이다. 하지만 임금은 해외 다른 법인보다 적다. 세계 평균 시급 15달러(17,000원)에 한 참 못 미치며 법정 최저시급(8,500원)보다 조금 높은 임금 수준이다. 정윤택 지회장은 “마트 업계에서는 최저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며 “회사는 임금협상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설립 이후 한 번도 임금협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케아 측은 ‘그 나라 현지화를 통해 그 나라 경제 물가수준에 맞춘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지회장은 “한국은 OECD 10등이고 물가수준도 최고수준"이라면서 "왜 국내 마트 3사와 비교해서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수당 차별도 제기된다. 해외법인은 주말수당 150%와 오후 6시 이후 근무 수당 120%를 지급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예외다. 또한 단시간 노동자들은 주 16시간, 20시간, 25시간, 28시간, 32시간 근무한다. 이들은 전체 직원의 60%로, 회사가 원하는 시간만큼 스케줄링해 배치된다.

정 지회장은 “인간관계 끊고 싶으면 이케아로 오라는 말을 한다”며 “보통 2개월 전에 스케줄링이 나오기는 하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보통 연차를 쓰려고 하면 이를 반려하기에 경조사를 챙기기 어렵게 되는 등의 일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방적인 통보시스템이었던 근무시간 배정이 지난 2월 노동조합이 생긴 뒤 개선된 상태라고 한다.

정 지회장은 “주 40시간 풀타임 근무자들의 임금으로도 주택자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정도인데 25시간, 28시간 근무자들은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서는 일하다가 풀타임 근무로 바꿀 수 있다고 하지만 5년을 일했는데 아직도 열악한 상태로 희망고문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TF팀을 만들어 근무 시스템에 대해 연구해보자는 입장이다. 정 지회장은 “조정위원회에 가서야 TF팀을 만들어 연구해보자고 해 '시한을 정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건 받지 않더라.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설립된 이케아코리아 지회는 사측과 28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3월 조합원 93%가 참여한 투표에서 96%의 찬성으로 쟁의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정 지회장은 “사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한국법과 글로벌 기준을 넘나든다”며 “어제부터 쟁의권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회사가 직원들에게 회유와 압박을 하고 있어 차례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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