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여성신문 기자가 자신의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부고' 기사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3일 <[기자수첩] 이건희 회장 부고 기사>를 통해 “여성신문의 이름을 걸고 내놓은 기사로 어울리지 않았다”며 “공로와 과실을 균형 있게 다루지 않았다는 점에서 저널리즘과도 거리가 멀었다. 반성한다. 많은 여성 노동자들께도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여성신문에 올라온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관련 기사

10월 25일 여성신문은 첫 부고 기사 <‘여성 인재 중용’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에서 사망 소식과 함께 이 회장이 여성 대졸 공채를 처음 시작하는 등 여성 인력 중용을 강조했다고 썼다. 이같은 기사에 "아무리 삼성돈이 좋아도 이건 아니죠!”, “여성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최초, 세계유일의 주간 정론지라면서요, 이 제목의 내용은 광고주 삼성만 보이나봐요” 등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이날 “후속 기사에서 명암을 담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월요일 출고된 <삼성그룹 이끈 고 이건희 회장의 빛과 그림자>가 그 기사였다”면서 “그러나 아쉽게도 부고 기사가 알려지고 비판이 나왔다. ‘여성인재 중용’만을 강조한 기사에 실망했다는 지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 인재 중용’의 경우, 사실이지만 모든 맥락을 드러내는 진실은 아니었다”며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건강과 생명을 잃은 많은 노동자들도 여성 인재였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신문이 그동안 보도한 삼성반도체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과 이들의 요구를 외면한 삼성의 행태를, 나는 이 부고 기사에서 지웠다. 그래서 부끄러웠다”고 했다.

<삼성그룹 이끈 고 이건희 회장의 빛과 그림자> 기사에 대한 독자의 반응은 차가웠다. 해당 기사 아래에는 “이 기사는 여성노동자들의 사망 사례를 엄중히 다루고 있는데 다른 기사에서는 ‘여성 인재 중용’이라며 이건희에 대해 용비어천가를 읊어놓았다. 여성신문의 입장이 궁금하다”는 댓글이 달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여성신문사 대표가 과거 ‘삼성행복대상’을 수상한 사실을 엮어 여성신문을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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