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안현우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일요일) 별세했다. 2014년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쓰러진 뒤 6년 5개월 만이다.

다음날 26일(월요일) 주요조간 신문의 머리기사는 이건희 회장의 사망소식이었다. 관련한 사설이 더해졌다. 과하다고 보긴 어렵다. '한 재벌 총수가 생을 마감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의미를 정리하는 방식이다. 많은 언론이 정리한 의미는 대부분 공에 맞춰졌다. 심지어 이건희 회장의 과를 논하는 것은 이르다는 언론보도도 있다.

동아일보는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을 1, 2, 3, 4, 5면 실었다. 여기에 사설 <다시 절실한 초일류 기업인' 이건희>를 통해 "인재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경영철학과 반도체 및 모바일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내다본 통찰력, 품질에 사활을 거는 완변주의가 결합된 '이건희 경영'이 없었다면 오늘의 초일류 삼성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썼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조선일보 사설 제목은 <2류 숙명 나라에 세계 1류 DNA 심은 혁신의 이건희>다. 조선일보는 "기업사와 기업인의 궤적에 명암이 없을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이 회장은 누가 뭐라 해도 대한민국 경제사에서 최초로 한국 기업의 위상을 글로벌 톱 플레이어의 반열까지 끌어올리며 거대한 족적을 남긴 거인이었다"고 썼다. 기사면 할애는 동아일보보다 1면 적은 4면이었다.

중앙일보 관련 지면은 동아일보보다 한 면 더 많았다. 사설은 <고 이건희 회장의 도전과 혁신을 되새긴다>로 "이 회장은 정책에서 비롯된 경영 여건 악화를 피하지 않았다"며 "이명박 정부가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을 때, 재계는 우려했으나 이 회장은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오히려 환영한다'고 밝혔다"고 썼다.

이어 "연·기금이 투명하게 주주권을 행사한다면 받아들이고 극복해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며 "외부에서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는 기업가 정신의 발로"라고 했다.

한겨레, 경향신문도 이건희 회장의 공을 부정하지 않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삼성의 과제를 더했다. 다르게 말하면 이건희 회장의 그림자로 현재진행형이다.

경향신문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은 ‘선도자’가 돼 새 영역을 개척해야 하는 게 시대적 소명"이라며 "앞서 이 회장이 2013년 밝힌 신경영 20주년 기념 메시지에 해답이 있다"고 썼다. 이건희 회장은 “이제부터는 질을 넘어 제품과 서비스, 사업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또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더 무거워졌다”고 말한 바 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성과의 이면에는 숱한 탈법·편법이라는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면서 "이제 삼성은 이 회장이 이뤄낸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동시에 어두운 유산을 청산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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