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여성 중심의 예능이 늘어가고 있다. 이는 과도한 욕심이 아니라 급격하게 기운 운동장에서 조금씩 중심을 잡아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변화가 가장 빠르게 적용되고 있는 부분이 예능이다.

예능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징조다. 이는 시청자들이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역으로 대중의 인식이 변화하기 바라는 욕구도 일부분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방송에서 이런 변화가 일상이 되면 사회 다른 분야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오는 10월 13일 첫 방송을 앞둔 JTBC의 <갬성캠프>는 다섯 여성들이 주도하는 캠핑 예능프로그램이다. 1박 2일 동안 여성들만 떠나는 여행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물론 다양한 손님들이 출연하며 관심을 유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루함을 피하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하지만 첫 회부터 송승헌을 초대손님으로 내세운 점은 아쉽다. 이런 방식은 이미 <바퀴 달린 집>에서 사용한 형식이다. 그저 남과 여만 달라졌을 뿐이다. 성별이 바뀌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가치를 담아낼 수 있음은 명확하지만, 송승헌을 앞세운 부분이 아쉬움으로 다가오기는 한다.

하지만 그동안 터부시해왔던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예능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반가운 것은 사실이다. 지상파는 여전히 변화에 둔감하다. 사회적 요구와 변화를 외면한 채 과거를 답습하고 마이웨이를 외치는 지상파를 보면 답답함을 넘어 분노가 터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케이블과 종편이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tvN 역시 이제는 케이블의 메이저이다 보니 변화에 둔감한 부분이 많이 드러난다. 지상파를 닮아가듯 안전한 기획에 치중하다 보니 딱히 매력적인 프로그램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기지개를 켜며 새롭게 개척하려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박세리를 중심으로 한 <노는 언니>는 말 그대로 여성 예능 전성시대의 가능성을 연 방송일 것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서로의 케미가 잘 맞아가고, 자연스럽게 각자의 캐릭터들이 잡혀가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예능 출연이 전무하거나 가볍게 출연한 정도인 이들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일이다. 박세리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하다는 점에서 <노는 언니>의 핵심은 박세리다.

기존 시청률 평가로는 0점대이지만, 넷플릭스에서 항상 국내 시청률 톱10에 올라 있다는 점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기존 시청률 평가 방식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높은 상황에서 <노는 언니>는 그 지표 이상의 가치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니 말이다.

<갬성캠핑>의 핵심은 박나래일 수밖에 없다. 현존 여성 예능인 중 가장 존재감이 큰 박나래가 어떤 역할을 해주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단 점에서 그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안영미, 박소담, 솔라, 손나은 등이 포진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요소다.

배우인 박소담은 이미 <삼시세끼 산촌 편>을 통해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그런 점에서 여성들의 여행을 담은 이번 <갬성캠핑>에서는 보다 안정적인 모습으로 새로운 재미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언택트 시대의 대세가 되고 있는 캠핑을 콘셉트로 삼았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캠핑을 주제로 한 다양한 예능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선점할 수 있는 요소는 출연진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앞서 핑클 멤버들의 여행을 담아 호평을 받았던 만큼 JTBC의 캠핑 예능은 나름 안정적인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캠핑클럽>에서 이제는 <갬성캠핑>이라는 보다 확고한 색깔을 가진 방향을 선택했단 점도 흥미롭다. 다양한 캠핑 방식이 있는데 그중 '갬성'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이 무엇을 지향하는지는 명확해 보인다.

첫 방송을 봐야 정확하게 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을 전면에 내세운 예능을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지상파에는 많은 고민을 남겨주는 변화들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