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권진경] 제71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태양의 소녀들>(2019) 캐릭터들의 탄생에 영향을 준 실존 인물들이 알려져 화제다.

2014년 8월, 극단주의 무장조직 IS에 참극을 당한 야지디족 여성들이 직접 총을 들고 맞서 싸운 실화를 토대로 제작한 영화 <태양의 소녀들>에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존 인물들이 있었다.

영화 <태양의 소녀들> 포스터

먼저, IS에 맞서 치열한 전투를 벌인 여성 전투 부대 ‘걸스 오브 더 썬’의 사령관이자 <태양의 소녀들> 티저 포스터에 단독으로 등장한 ‘바하르’(골쉬프테 파라하니 분)는 에바 허슨 감독이 직접 방문했던 쿠르디스탄 지역의 수많은 여성 전사들의 모습을 담아낸 캐릭터이다. IS에 의해 강제적으로 피난을 떠나와 그들과 맞서 싸우고자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는 에바 허슨 감독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실제로 에바 허슨 감독은 ‘바하르’ 캐릭터에 대해 “‘바하르’는 내가 가졌던 감정과 내가 이 여성들과 맺은 매우 강렬한 연대의 결과다”라며 강인한 여성 캐릭터 ‘바하르’의 탄생 배경을 밝혔다.

여성 전투 부대 ‘걸스 오브 더 썬’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릴 증인으로 선 종군기자 ‘마틸드’(엠마누엘 베르코 분)는 실제 미국에서 활동하던 종군기자 마리 콜빈으로부터 탄생하였다. 그녀는 지난 2001년 스리랑카 내전을 취재하던 도중 한쪽 눈을 잃고, 이후 2012년 시리아 내전 중 목숨까지 잃게 되었지만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세상에 진실을 알리고자 했다. 목숨이 위태로운 열악한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군인들과 함께 싸우고자 했던 마리 콜빈 기자의 정신은 ‘마틸드’가 이어받아 반드시 마주해야 할 진실을 전해주는 창으로서 강렬한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2018년 IS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고,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했던 여성운동가 나디아 무라드 역시 영화에 큰 영감을 준 인물이다. 나디아 무라드는 무자비한 폭행을 일삼던 IS로부터 가까스로 탈출한 뒤 인권 활동가가 되어 전쟁의 피해자를 구제하고자 했다. 특히, 그녀는 대량학살과 인신매매, 성범죄의 대상이 되는 여성과 아동을 돕기 위해 ‘Nadia’s Initiative’를 설립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에바 허슨 감독은 “피해자로 전락하기를 거부하는 여성들의 강인함을 목격하였다. 그녀는 용기를 상징하는 기념비 같은 존재”라며 나디아 무라드의 뜨거운 용기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영화 <태양의 소녀들> 스틸 이미지

한편, 제71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 당시 <어느 가족>, <가버나움> 등과 나란히 세계적인 주목을 이끌었던 <태양의 소녀들>은 당시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이었던 케이트 블란쳇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특히 <태양의 소녀들> 공식 상영에 앞서 82명의 여성 영화인들의 영화계 성평등 촉구를 위한 특별한 퍼포먼스가 진행되어 뜨거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죽음도 막지 못했던 여성 전투 부대원들의 뜨거운 용기를 다루며 칸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전 세계 영화 관계자들의 압도적인 찬사를 받은 <태양의 소녀들>은 오는 10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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