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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의 죽음, 그 끝에 김욱이 있었다? 드라마 ‘미씽’의 관전 포인트[미디어비평] 톺아보기
미디어평론가 이정희 | 승인 2020.09.07 17:24

[미디어스=이정희] OCN 토일 오리지널 <미씽: 그들이 있었다>(이하 미씽)이 1.657%로 시작, 4회 만에 두 배에 가까운 3.49%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며 쾌속 순항을 하고 있다. <미씽>이 이렇게 시청률 호조를 보이고 있는 건 흡인력 있는 스토리에 그것을 뒷받침하는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 덕분일 것이다. 

예고편에 죽은 사람들이 머문다는 두온 마을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안 그래도 비만 죽죽 내렸던 올여름 뒤늦게 찾아온 납량 특집 장르물인가 했다. 하지만 4회까지 진행된 <미씽>은 죽은 자들이 등장하는 서늘한 공포물이기보다는, 지난주 방영된 하늘이 사건에서 보여지듯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인연'에 얽힌 눈물 자아내는 사연이었다. 

두온 마을에 머무는 죽은 자들에게는 '사연'이 있다. 즉, 죽었지만 아직 그들의 주검이 발견되지 못했다는 것. 그들은 누군가 자신의 주검을 발견해 줄 때를 기다리며 이곳에서 '마을'을 이루며 살아오고 있었다. 

죽은 자들의 마을에 나타난 김욱 

OCN 토일 오리지널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

그런 두온 마을에 사기꾼 김욱(고수)이 등장한다. 흠잡을 데 없이 잘생긴 외모에 붙임성 좋고 말주변까지 훌륭한 김욱은 자신의 능력을 살려 사기꾼이 되었다. 그런데 그가 하는 '사기'는 좀 다르다. 보육원 동기 김남국이 소개해준 사기 피해자들을 구해주는 사기를 치는 것이다. 경찰조차 외면한, 힘없고 빽 없는 서민들의 마지막 ‘신문고’ 같은 역할이라는 자부심으로 억울한 피해자들을 도와주고 그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 김욱 식의 사기이다. 

10년 경력에 승률 만점, 이 만능 사기꾼 김욱에게 위기가 닥쳤다. 어느 날 낯모르는 괴한들이 그를 납치한 것. 끌려가다 가까스로 탈출한 그가 우여곡절 끝에 도달한 곳이 '두온 마을'이다. 그런데 살아있는 김욱에게 죽은 두온 마을 사람들이 보였다. 그리고 거기서 그처럼 살아있는 사람 장판석(허준호)을 만나고 그의 집에 머물며 두온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에 간여하게 된다. 

그리고 두온 마을에 나타난 최여나. 죽었지만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 최여나는 호시탐탐 다시 살아있는 사람들의 세계로 나가려고 한다. 그런 최여나가 안쓰러운 김욱. 그런데 바로 그 최여나가 매번 사건을 해결할 때마다 김욱과 아웅다웅하는 신준호(하준 분) 형사의 약혼녀라는 사실이 김욱의 마음에 걸린다. 뿐만 아니라 바로 그 최여나를 납치해 죽인 자들이 바로 김욱을 납치했던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에, 김욱은 최여나 죽음의 미스터리를 풀면 자신의 납치극도 해결될 것이라 믿어 최여나 죽음을 조사한다. 

OCN 토일 오리지널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욱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 김남국에게도 낯선 자들이 들이닥쳤다. 김욱과 김욱을 돕는 이종아(소희 분)가 남국을 도우러 가기도 전에 겨우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나 싶어 한숨을 돌리던 남국에게 트럭이 들이닥쳤고 결국 목숨을 잃었다. 신준호 형사를 닦달하지만 사건의 가해자들은 중국으로 도망치고 해결조차 모호한 상황, 김욱은 스스로 나선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 죽은 사람은 최여나, 김남국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사망자 장명규. 이렇게 세 사람은 원생들이 불에 타 전부 죽은 보육원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세 사람이었다. 도대체 왜, 누가 보육원생들을 죽이려고 하는 것일까?

거기에 힌트는 머리카락이다. 사람들을 죽인 자들은 모두 그들의 머리카락을 잘라갔고 그 머리카락들은 누군가와의 유전자 감식 과정을 거친다. 이 무모한 범행, 그럼에도 그들이 원하는 일치하는 대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왜? 그건 그들이 놓친 한 사람, 바로 김욱이 있기 때문이다. 

OCN 토일 오리지널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

그리고 최승건설의 한여희 회장. 부동산계의 큰손이자 성공한 기업인인 그녀에게는 후사가 없다. 그런데 그녀는 유언장에 자신의 손자나 손녀에게 유산을 상속하겠다고 한다. 단, 손자나 손녀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그녀를 도와왔던 세 사람의 측근에게 전 재산이 상속되는 상황. 당연히 세 사람 중 누군가, 혹은 세 사람의 공모로 손자 혹은 손녀로 추측되는 아이들을 죽여왔다고 유추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그들이 죽인 세 사람마저 손자나 손녀가 아니라면, 김욱이 가장 유력한 손자 후보가 아닐까 하고 시청자들은 '추리'를 모은다. 

그런데 왜 손자와 손녀로 추측되는 아이들을 전부 죽이는 것일까? 거기엔 한여희 회장의 딸이 있다. '미친 여자'라고 하는 딸은 죽었는지 사라졌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 그래서 상속의 대상이 손자나 손녀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여희 회장의 딸은 어디 있을까?

생과 사, 그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 

여기서 드라마 <미씽>의 또 다른 매력이 등장한다.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두온 마을, 그런데 그 마을 사람들이 회차를 거듭하며 그저 '조연'들 같지가 않다. 왜 살아있는 김욱에겐 죽은 두온 마을 사람들이 보일까? 또한 두온 마을 사람들과 세상을 연결하는 장판석의 존재는 무엇일까?

OCN 토일 오리지널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

그 실마리는 4회 마지막에 등장한 목걸이에서 풀어질 듯하다. 죽은 남국과 함께 보육원 출신인 김욱, 그에게는 어머니가 있었다. 그런데 그 어머니는 그가 6살 때 잠시 그를 보육원에 맡기고 사라졌다. 아직 어린 나이였지만 당연히 어머니를 기억한다고 생각했던 김욱. 그런데 두온 마을에서 사사건건 그와 부딪치는 김현미(강말금 분) 여사가 떨어뜨린 목걸이 안에 김욱의 어린 시절 사진이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걸었던 목걸이 속에 자신의 사진이 있었던 걸 기억하는 김욱. 바로 그 목걸이를 김현미 여사가 하고 있었던 것이다. 두온 마을에 올 때부터 김욱의 눈에는 어린 준수를 유난히도 싸고도는 김현미 여사가 불편했다. 자신은 엄마 없이 자라왔기에 유달리 아들을 끼고도는 엄마가 거슬렸던 것. 어쩌면 자신의 엄마가 자신이 아닌 다른 아이에게 애착을 보이는 것에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들었던 것일까?

드라마 <미씽>은 매회 발생하는 바깥 세상의 사건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그 사건은 결국 두온 마을의 누군가와 연결된다. 발생하는 사건 하나, 등장인물 누구 하나 허투루 지나칠 수 없는 '연관성', 그것이 바로 드라마 <미씽>의 관전 포인트이다. 삶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죽은 자의 마을에서 등장한 인물들과 '인연'으로 풀어지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신선하다.

살아있는 존재로 죽은 자들의 사건을 풀어가는 장판석과 김욱은 현대판 '살풀이'를 하는 무당과도 같은 역할이다. 동시에 그 자신들의 업에 얽혀 사건에 휘말리며 사연을 풀어내는 과정은 현대판 '전설의 고향'을 보듯 '인연'의 곡진함을 느끼게 한다. 드라마의 진행은 미스터리 스릴러이지만 그 속에 담긴 건 '전통적인 구성'이라는 점에서 <미씽>의 매력은 배가된다. 

미디어평론가 이정희  5252-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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