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 2020년 임금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노사의 최종합의만 남겨둔 상태로 잠정합의안에 임금 동결안이 포함됐다.

KBS 경영진과 과반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지난달 20일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5월 13일 첫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9차례 실무단 회의를 거쳤다. KBS본부는 지난 30일 대의원회를 열어 찬성 80%, 반대 17%로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가결했다. 노사는 최종합의일을 조정 중이다.

(사진=KBS)

올해 임금 동결이 확실시된다. 유재우 언론노조KBS본부장은 “경영수지 적자에 코로나19가 겹쳐 노사가 함께 자구책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시간외실비는 8,000원으로 올렸다. 기존 시간외실비는 5단계 직급에 따라 차등 지급됐는데, 이를 일괄 8,000원으로 올린 것이다.

부속합의서에 주된 내용은 4가지다. 분기별 퇴직을 월별 퇴직으로 전환했다. 기존에는 3개월씩 일 년에 4번, 분기별로 퇴직하는 형태였다. 이를 월별로 바꾸면 매달 퇴직자가 생겨 퇴직금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임금피크제를 일부 수정해 실질적으로 일하는 기간을 늘렸다.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만 59세 구성원들은 첫 해에 임금의 70%를, 다음 해에는 49%를 받는 안식년에 들어갔다. 또한 안식년에 들어가기 전 3개월 동안 ‘그린라이프 연수’를 받아 총 1년 3개월을 쉬었다. 이번 협상에서 ‘그린라이프’를 폐지해 3개월 더 일하고 안식년으로 1년만 쉬게 됐다.

이는 양승동 사장이 지난 7월 발표한 경영혁신안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양 사장은 ‘사내의 불합리한 인사제도 개선’ 중 연차제도 개선, 그린라이프 연수제 폐지, 안식년 중 희망직무에 한해 협업을 지속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분기별 퇴직을 월별 퇴직으로 전환해 정확히 만 60세가 도래하는 달에 퇴직하는 것을 새로운 기준으로 삼겠다고 했다.

이밖에 출장 거리에 따라 지급되었던 출장비에 제한을 뒀다. 가까운 출장은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다. 직원들의 전세보조금 지원제도를 폐지했고, 자녀학자금지원제도를 손봤다. 사립고 지원금은 일반고 수준으로 일원화시키고, 내년 고교학자금 전면 무상교육이 시행되면 고교학자금은 없애기로 했다.

이번 협상에서는 ‘연차휴가 사용 촉진제도’ 활용 여부에 이목이 집중됐다. 사측은 의무연차 외에 80%까지 연차를 촉진하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KBS본부가 이를 반대해 실질임금하락을 막았다는 게 KBS본부의 설명이다. 강성원 언론노조KBS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연차촉진이 노사 합의 사안은 아니지만 실질임금과 관련된 부분으로 구성원의 관심이 많이 쏠렸다”며 “사측의 연차촉진계획을 저지해 임금 인상은 못했지만 실질임금 하락은 막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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