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퇴원 후 기자회견에서 방역당국의 조치를 '사기극'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정상적인 종교인이라면 먼저 사과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이 개신교계에서 나왔다. 서울시는 다음 주 중 사랑제일교회에 80억 규모의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 후 퇴원한 전광훈 목사는 2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코로나19 문제를 교회에 뒤집어씌워 사기극을 펼치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 달 안에 사과하지 않으면 순교할 각오가 있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2일 기준 1117여 명인 상황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2일 전광훈 목사가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인성 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은 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종교인이라면 먼저 사과를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방 고문은 “사랑제일교회 교인들,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에게 ‘빨리 검진 받으라’고 이야기했어야 정상적인 종교인”이라면서 “전광훈은 방역 당국이 사기를 친다는 등 국민을 분열시키고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너무 끔찍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방인성 고문은 전광훈 목사를 목사라고 부를 수 없다고 밝혔다. 방 고문은 “전광훈 씨에게 목사라는 호칭을 붙일 수 없다”면서 “이 사람이 했던 행동과 말은 종교인, 목사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교단에서도 제명당했기 때문에 다시 목회자의 길을 걸으려면 회개하는 기간을 가져야 하지만, 그는 자기 마음대로 교단을 세워 목사 행세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인성 고문은 “이달 각 기독교 교단의 총회가 열린다”면서 “교단들은 총회에서 전광훈 씨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코로나19로 한국 교회가 시금석 위에 올랐는데, 전광훈 씨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됐다”고 밝혔다.

방인성 고문은 개신교 내 자성을 촉구했다. 방 고문은 “‘전광훈 씨 때문에 교회가 욕을 먹는다’고 억울해하기엔 이미 늦은 것 같다”면서 “전광훈 씨 말에 동조하는 원로 목사와 대형교회, 교인이 꽤 많이 포진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에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김우영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3일 TBS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주 초 구상권 청구 소송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비용은 80억 정도로 예상된다. 현재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주당 40억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부시장은 “정부,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자체 등 합쳐서 150억 정도 직접비용을 추징·소송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후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 거기에 따른 귀책을 물어 2차 청구도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시장은 구상권 청구가 가능하다는 법률 검토가 나왔다면서 “2차, 3차 추징을 끝까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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