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서울지부가 8월 한 달 동안 사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성평등 의식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구성원들은 외모품평, 사생활 침해 질문, 일부 직무에서 성차별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남성 573명, 여성 211명 등 총 784명이 참여했다. MBC본부는 2일 조사결과를 노보에 게재했으며 “구성원들의 성평등 의식을 아직도 개선해야할 점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실시한 '사내 성평등 의식 설문조사' 결과

회사 안에서 ‘살 빠졌네’, ‘살 좀 쩠지?’, ‘오늘 예쁘네’, ‘화장을 좀 하고 다녀라’ 등 외모품평을 받아본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22%가 '그렇다'고 답해 5명 중 1명 이상 꼴로 외모품평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질문에 대한 남녀의 답변 차이가 설문조사 통틀어 가장 크게 나타났는데 남성은 15%, 여성은 43%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중 30, 40대 여성이 각각 48%, 62%로 가장 높았다.

사내에서 결혼, 연애 등 사생활에 대한 질문 또는 간섭을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22%가 '그렇다'고 답했고, 30대의 38%가 ‘그렇다’고 했다. 성별로는 남성(14%)보다 여성(42%)이 월등히 높았다.

비자발적 회식이나 술자리 참여에 압박을 느껴보거나 술을 강요당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19%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사원 직급자가 많은 30대가 28%로 가장 많이 '그렇다'고 했다.

회사 안에서 "성희롱 사건 발생은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에게 책임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를 느낀 적이 있냐고 묻자, 응답자 중 1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30대 여성의 30%, 40대 여성의 34%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특히 50대 여성은 52%가 답변했다.

MBC본부는 “성희롱 사건 발생 시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해결할 수 있는 조직 문화가 조성되어 있는지를 묻는 것으로 과거부터 MBC의 조직문화 내에 이러한 분위기가 있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 문제제기 어려운 분위기를 만드는 말을 들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7%가 '그렇다'고 답했다. 상대방으로부터의 스킨십 거절 의사 표시는 부끄러워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 질문은 스킨십 거절 의사표시가 제대로 수용되지 못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으로 MBC 구성원들이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어떠한 스킨십도 성추행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하는 대목이다.

“우리 회사에서 보조적인 업무나 역할을 주로 담당하는 사람을 뽑을 때 선호하는 성별은 여성인 것 같다”는 질문에는 설문조사 항목 중 연령과 성별 관계없이 가장 높은 비율로 ‘그렇다’는 답변이 나왔다. 응답자 중 30%가 보조적인 업무 채용에 있어 회사가 여성을 더 선호한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으며 성별로는 남성의 21%, 여성의 55%가 '그렇다'고 답했다. MBC본부는 “여성 구성원들이 더 문제의식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회사가 보다 균형 잡힌 채용을 위해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라고 했다.

MBC본부는 이번 결과를 통해 사내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성차별·성희롱 예방을 위한 교육 활동 및 제도 보완에 대해 사측의 적극적은 대응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매년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개선 추세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조합원이 건강한 조직문화 속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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