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아베 총리의 사의 표명은 지지율 하락과 앞으로 진행될 재판을 염두에 두고 나온 결정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아베 신조 총리가 지병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을 발표했다. 총 재임 기간은 1차 집권기 (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 26일)까지 포함해 8년 반을 넘겨, 아베 총리는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됐다. 하지만 최근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했다는 분석이 일본 언론을 통해 제기됐으며, 2주 연속 게이오대 병원을 방문해 장기간 진료를 받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오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사진=도쿄 교도, 연합뉴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3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8월 24일 이후 아베 총리가 지병을 이유로 사임할 것이라 예측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지율이 떨어지면 늘 아파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기 때 지병인 궤양성대장염을 이유로 전격 사임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아베 총리가 현재 궁지에 몰려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미리 아프다는 얘기를 주변에 말하기 시작했는데 8월 17일에는 공개적으로 병원을 방문했다”며 “통상 총리가 심각한 병에 걸리면 의료진이 말하지 않는다. 1964년 도코올림픽 당시 총리도 암 진단을 받았지만 의료진은 이를 밝히지 않았고, 총리가 사임한 이후에야 이를 알렸다”고 말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아베 총리의 사임 표명은 앞으로 예정된 재판을 앞두고 내린 결정이라고 해석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지난 25일부터 아베 총리를 겨냥한 재판이 시작됐다. 지난해 참의원 선거에서 제기된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라며 "가와이 가쓰유키 전 법무부상과 부인 가와이 안리 참의원 의원은 금권선거로 체포됐으며, 이들은 아베의 측근으로 아베가 돈, 인력을 동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했다.

또한, 벚꽃 스캔들 관련해 변호사 662명이 아베 총리를 형사 고발했고, 해당 재판 역시 진행될 예정이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검찰은 앞서부터 조사를 하고 싶어했지만 아베 정권을 지키던 검사장이 이를 막고 있었다”며 “하지만 내기 마작으로 5월에 검사장이 사임했고, 그 이후부터 아베 건강 이상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 후임자로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꼽았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스가 장관이 총리가 될 확률이 90%다.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파 50명 등 총 150명을 확보했기에 이길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현재 포스트 아베 주자로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는 “당내 선거에서 파벌들이 대체로 스가 장관 쪽으로 기울고 있어 2, 3일 내에 확실하게 나올 것”이라며 “스가 장관을 총리로 만들려는 파벌은 한국에 대한 강경파이지만, 스가 장관의 경우 아베 총리와 달리 양쪽 의견을 다 듣는 이기에 기대를 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스가 정권이 된 이후에 지지율이 확실히 올라갈 것"이라며 "역대 정권도 처음 만들어진 정권은 지지율이 올라갔다”고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