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MBN 보이스트롯은 불타는 금요일을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이스트롯은 MBN의 200억 프로젝트다. 금요일 예능 1위를 달리는 프로그램이다”

'보이스트롯' 광고 멘트가 아니다. MBN 시사프로그램 진행자가 방송 중 '보이스트롯'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미디어스가 MBN <뉴스파이터>방송을 확인한 결과, 이들은 방송에서 자사 예능을 사실상 홍보하고 있었다. 자사 프로그램 홍보는 제재 규정이 명확하지 않지만 피해야 하는 문제로 꼽힌다.

보이스트롯 관련 대담을 진행 중인 MBN 뉴스파이터(사진=MBN <뉴스파이터>방송화면 갈무리)

MBN <뉴스파이터>는 평일 오후 4시 20분에 진행되는 시사 프로그램으로, 언론학 교수·기자·변호사·평론가 등이 주요 사건·사고와 관련된 대담을 나눈다. 그런데 최근 MBN <뉴스파이터>에서 트로트 관련 이슈가 자주 다뤄지고 있다.

<뉴스파이터> 8월 10일~21일 방송분을 확인한 결과, <뉴스파이터>는 매회 방송에서 트로트 관련 이슈를 방송했다. 이 중 10일, 11일, 13일, 18일, 19일, 20일에는 '보이스트롯'을 소개하는 방송이 나갔다. <뉴스파이터>는 '보이스트롯' 내용을 상세히 알리고, 방송화면을 수차례 내보냈다. 진행자와 출연자가 보이스트롯의 특장점을 발언하기도 했다.

언론학에선 이 같은 방송을 ‘자사·자기 보도(Self-coverage)’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나연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조교수는 4월 ‘신문과 방송’ <언론의 자사 보도, 낯 뜨거운 자기 자랑, 스스로 해치는 정통성>에서 '자사·자기 보도'와 관련해 “언론이 추구해야 할 공적 가치와 자사 이익 추구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이익 추구를 위한 자기 보도는 언론이 공공의 이익보다 자사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자사·자기 보도에 대한 규제는 쉽지 않다. MBN <뉴스파이터>가 외견상 '보이스트롯' 논평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규정은 <뉴스파이터>와 같은 시사 프로그램에 대해 “진행은 형평성·균형성·공정성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제재 조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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