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김종명 KBS 보도본부장에 대한 중간평가 투표 결과가 나왔다. '재적인원 2/3이상 불신임'이라는 기준 덕에 신임투표를 통과했으나 높은 불신임률을 얻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KBS본부와 KBS노동조합이 지난 11일부터 나흘 동안 시행한 중간투표 결과,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신임 138표, 불신임 274표로 중간투표를 통과했다. 이번 투표는 총 585명 중 412명이 참석해 70.4%의 투표율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양승동 사장 취임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김종명 보도본부장 (사진=KBS)

KBS 본부장 신임투표는 본부장 취임 후 1년이 경과되는 시점에서 실시된다. 노조는 재적조합원 3분의 2이상 불신임 찬성 시에는 해당 본부장의 해임을 사측에 건의할 수 있다.

이번 투표의 경우 불신임표가 재적인원 2/3인 390명 이상에는 못 미치지만 높은 불신임률을 보였다. 김종명 보도본부장의 불신임률은 투표 대비 66.5%, 재적 대비 46.8%로 나타났다.

이러한 투표 결과는 지난달 발생한 KBS ‘검언유착’ 오보 사태, 지난해 10월 발생한 ‘유시민의 알릴레오’ 보도 사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보도본부장은 현재 검언유착 오보 책임자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지난 7월 18일 <뉴스9>의 '한동훈 검사와 이동재 전 채널A기자 사이의 녹취록 보도 건'으로, 김 보도본부장은 여러 번 시청자와 구성원들에게 사과했다. 노사공정방송위원회에서는 ‘게이트키핑’이 부실했다고 사과했으며 지난 12일 열린 KBS이사회에서는 "정확하지 못한 잘못된 보도가 나와 시청자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보도본부장은 이사회에서 “관리 책임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 양승동 사장님께 어떤 책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며 “인사위원회에서 실무 책임자와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짚고 넘어갈 예정이고 적절한 책임을 지는 조처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언론노조KBS본부는 투표결과 공지와 함께 “보도본부장 높은 불신임을 경영진 전체 평가로 인식하라”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종합평가는 물론, 항목별 세부 평가 역시 낙제점이었다”며 “‘업무 성과’나 ‘소통 능력’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은 모두 20%를 넘지 못했고 불만이 두드러진 부분은 ‘간부 및 평직원 인사’ 항목이었다"고 했다.

KBS본부는 높은 불신임률의 원인으로 ‘반복된 보도본부 발 논란’을 꼽았다. 지난해 독도 헬기 추락사건 보도, 김경록 PB 보도와 ‘유시민의 알릴레오’ 대응은 사내외에서 거센 후폭풍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올해는 사회부 정보보고 전달 논란과 후속 인사 건, 박원순 전 서울시장 보도건 등으로 보도본부가 파장의 중심이었다고 짚었다. 특히 지난달 검언유착 의혹 관련 보도 건은 KBS 뉴스는 물론 공영미디어 전체에 대한 신뢰도에 상처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책임을 통감하고 근본적인 방지책 마련에 두 팔 걷어붙여야 할 고위 관리자들을 보고 싶다”며 “비록 단체협약상 노조의 보직해임 건의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이번 투표 결과를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KBS본부는 양승동 사장의 책임도 함께 물었다. KBS본부는 “무엇이든 제대로 실천할 의지와 실력이 있는지, 구성원들이 양승동 사장과 경영진에게 무겁게 물어보고 있는 것”이라며 “말단 구성원들의 책임만 묻지 말고, ’책임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책임을 회피 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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