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가 어제(5일) 생방송 중이던 라디오 오픈 스튜디오에서 발생한 난동에 대해 진행자에 대한 신속한 보호조치를 취했다는 입장문을 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같은 날 난동을 부린 A 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5일 A씨는 여의도 KBS본관 앞 공개 라디오 홀 스튜디오 외벽 유리창을 곡괭이로 깨 난동을 부리다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됐다. A씨는 <황정민의 뮤직쇼>가 생방송 중이던 스튜디오를 향해 황정민 아나운서 이름을 반복해 외치며 당장 나오라고 위협했다.

5일 KBS본관 앞 공개 라디오 홀 스튜디오 외벽 유리창을 한 남성이 곡괭이로 깼다. (사진제공=제보)

KBS는 6일 입장문을 내고 “제작진은 황정민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괴한을 자극해 불의의 인명사고가 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위험을 막기 위해 지목 당사자인 황 아나운서의 방송진행을 멈추고 보호조치를 취했다”며 “황 아나운서가 사고 와중에 개인의 판단으로 스튜디오를 떠났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황 아나운서는 현재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의 증상으로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해 입원 치료 중이다. 제작진은 <황정민의 뮤직쇼> 프로그램 대체 진행을 준비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단독/“황정민 나와”유리창 쾅...KBS 곡괭이 난동 현장 영상> 기사에서 A씨가 난동을 부리는 현장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에서는 6여 명의 보안 직원들이 A씨를 제지하기 위해 투입되는 모습이 담겼다.

중앙일보는 KBS 소수노조인 KBS공영노조 측의 성명을 인용해 “생방송은 큰 차질을 빚었고 메인 MC는 혼비백산 스튜디오에서 대피해야 했다”며 “이번 사건은 KBS시큐리티 요원들의 허술한 경비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만 부끄럽기 짝이 없는 사건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다수의 KBS 직원, 시청자들은 시큐리티 대처가 잘못됐다고 보지 않고 있다. KBS 노동조합은 6일 성명을 내고 “시큐리티 직원들이 위험을 무릎 쓰고 괴한을 포위한 뒤 침착하게 설득했고 괴한은 결국 체념한 듯 곡괭이를 직원에게 넘겨주며 사건이 일단락됐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의 기사 아래에는 “황정민이 피한 건 잘한거다”, “시큐리티 요원들도 다칠 수 있으니 저 방법이 옳았다고 본다”, “기자는 곡괭이든 이에게 바로 대응할 수 있냐”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A씨를 체포한 영등포경찰서는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휴대전화가 25년째 도청당하고 있는데 다들 말을 들어주지 않아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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