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국회의원 복장을 두고 때아닌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 의원에 대한 성희롱성 비난이 도를 넘고 있으며 이를 전하는 언론 보도 역시 논란을 소비하는 데 그치고 있다.

4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 빨간색 체크무늬 원피스를 입고 등장했다. 류 의원 사진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인터넷상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4일 본회의장에 출석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이 모여있는 페이스북 페이지 ‘더불어민주당 100만 당원 모임’에서는 성희롱성 발언까지 더한 비난 발언이 이어졌다. '때와 장소를 가려 옷을 입어야 한다'는 얘기부터 ‘소개팅 나가냐’, ‘몸매 자랑하려 한다’, ‘개념없다’ 등의 원색적 비난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자유롭게 옷을 입을 수 있지 않냐’,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이 문제’, ‘복장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옹호 댓글도 있었다. 류 의원은 이번 논란이 일기 전에 종종 편한 복장을 착용했다. 6월 노란 가방에 정장 반바지를, 7월에는 청바지에 흰색 셔츠를 입었다.

이번 논란을 다룬 일부 언론 보도는 성희롱성 비난을 그대로 기사 제목으로 다뤄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다. 매일경제 <류호정 원피스 차림에 “옵빠 한번 외쳐라”…진중권 “미친XX들”>, 조선비즈 <‘빨간 원피스’ 등원 류호정에 與지지자 “다방” “도우미” 성희롱 쏟아내>, 한국면세뉴스 <“술집 여성, BJ같다” 류호정 국회서 짧은 원피스> 등이다.

국회의원의 옷차림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3년 유시민 의원은 정장바지 대신 흰색 바지와 베이지색 티, 자켓을 입고 의원 선서를 하려고 했다가 제지당한 바 있다. 당시 야당 의원들은 복장을 지적하며 퇴장했고, 박관용 국회의장은 “모양이 좋지 않으니 내일 선서하도록 하겠다”고 밝혀 다음 날 유 의원은 정장을 입고 선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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