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정오 TV조선 사내이사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민생경제연구소는 방정오 이사가 대주주로 있는 드라마 제작사 하이그라운드가 컵스빌리지에 19억 원을 대여해주고, 이를 회수하지 않았다며 3일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세금도둑잡아라에 따르면 하이그라운드는 2018년 영어유치원을 운영하는 컵스빌리지에 19억 원을 대여했으며, 2019년 대여금 전액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 컵스빌리지 대여금 회수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한 것이다. 방정오 이사는 2017년 10월까지 컵스빌리지 대표이사를 지냈고, 컵스빌리지에는 전직 조선일보 인사들이 포진돼 있다. 하이그라운드 대표이사를 지냈던 이석기 전 스타일조선 이사는 컵스빌리지 감사로 재직 중이며, 양근만 전 조선일보 기자는 컵스빌리지 비상무이사다.

<조선일보그룹 방정오씨 특경가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 등 고발 기자회견> (사진=미디어스)

세금도둑잡아라·민생경제연구소는 3일 서울 경찰청 앞에서 <조선일보그룹 방정오씨 특경가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 등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승수 변호사는 “2017년 말 디지틀조선일보는 컵스빌리지 지분가치를 0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면서 “방정오는 당시 디지틀조선일보 사내이사였다. 컵스빌리지 상황을 알면서도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 변호사는 “하이그라운드가 사업상 연관성이 전혀 없는 컵스빌리지에 19억 원을 대여해준 건 법인회사에 손해를 입힌 것"이라면서 "대법원은 회수 가능성이 없는 돈을 빌려주는 것을 배임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방정오 이사는 업무상 배임에 대한 죄값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검찰을 믿지 못해 경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안 소장은 “그동안 검찰에 조선일보를 5차례 고발했지만 수사도 기소도 안 됐다”면서 “검찰이 조선일보에 위축된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최근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방상훈·윤석열 회동이 확인됐다. 검찰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승수 변호사는 지난달 10일 방정오 이사와 하이그라운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거래행위 혐의로 신고했다. TV조선이 하이그라운드에 드라마 제작 일거리를 몰아줬다는 것이다. 회계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TV조선은 지난해 191억 원, 2018년 109억 원 상당의 일감을 하이그라운드에 줬다. TV조선 매출원가 10%에 해당하는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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