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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페이퍼' 문화일보를 위한 '변명'[오늘의 핫이슈] 고급·정론지라는 말은 접고 '대중지' 표방해야
민임동기 기자 | 승인 2007.09.14 08:28

문화일보는 "옐로페이퍼"다. 문화일보에 연재 중인 소설 '강안남자' 파문이 간혹 불거질 때마다 반신반의했던 부분이 신정아씨 누드 사진 파문으로 확실해졌다.

세상에 널린 게 '옐로페이퍼'다. 대중의 말초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 공인이나 연예인의 사생활을 캐는 것이 '정치적으로 올바른 처사'가 아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옐로페이퍼'의 시장지배력을 무시해선 안된다. 언더그라운드의 세계와 법칙이 있듯 '옐로페이퍼' 세계와 법칙도 존재하는 법이다. 이는 문화일보가 단지 '옐로페이퍼'라는 이유만으로 비난받을 수는 없다는 말이다.

   
 
  ▲ 문화일보 9월13일자 3면.  
 
'옐로페이퍼'는 '옐로페이퍼'로 대접해줘야

'문제'는 옐로페이퍼임이 분명한데 당사자들이 자꾸 고급·정론지라고 '우길' 때다. 문화일보가 딱 거기에 해당한다.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지난 13일자 문화일보의 신정아씨 누드 사진 기사와 관련한 문화일보 쪽의 '입장'을 보면 이 신문이 사실상 '옐로페이퍼'라는 게 드러난다.

문화일보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사진을 싣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고 논란도 충분히 예상했다. 이 누드 사진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로비를 한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고 봤다."

한 마디로 '권력형 게이트'의 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말이다. 믿고 싶지 않지만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언론사 문화일보의 '판단 능력'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져야 한다. 누드 사진을 '성 로비' 의혹으로 연결시키는 판단 근거가 무엇인지 문화일보 기사를 아무리 읽어봐도 그 근거는 없기 때문이다.

   
 
  ▲ 한겨레 9월14일자 3면.  
 
그런데 문화일보는 "이 누드 사진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로비를 한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고 봤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13일자 3면에선 <'성 로비'도 처벌 가능한가>라고 묻고 있다. '지적 능력'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인가. 문화일보에게 묻고 싶다.

문화일보, 솔직하게 '커밍아웃' 할 것을 충고한다

그래도 명색이 언론사인데 문화일보가 그런 '판단 착오'를 했을 리가 없다. 그럼 뭘까. '옐로페이퍼'다. '옐로페이퍼'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입장보다는 대중의 말초적인 관심을 더 끌기 위해 공을 들인다. 논란에 휩싸인 당사자의 사생활을 캐고 '선정적 보도'에 열을 올리는 것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짓'이다. 대중의 관심을 끌어야 판매부수가 올라가고 그래야 '인지도'와 '영향력'이 증가될 것 아닌가. 문화일보의 이번 '누드 파문'을 옐로페이퍼의 생존법칙에 대입시켜보면 정확히 들어맞는다. 그래서 문화일보는 '옐로페이퍼'다.

하지만 문화일보. 자신들의 정체성을 계속 '고급·정론지'로 규정하려고 한다. 문화일보가 9월부터 연재하고 있는 '한국의 하이앤드 라이프 스타일 첫 조사'를 보라. 문화일보의 '품격'과 고급성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지난 11일자 문화일보 1면에 실린 <여론주도층, 문화일보 많이 본다>가 이를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 한국일보 9월14일자 1면.  
 
문화일보의 이 같은 '이중적 태도'는 한국 사회에서 널리 만연돼 있는 '옐로페이퍼'에 대한 부당한 '편견' 때문으로 보인다. 즉 '고급·정론지'는 품격이 있지만 '옐로페이퍼'는 저질이라는 이미지 말이다. 그 딜레마에 빠져서 자꾸 '본심'과는 다른 '입장'을 표명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 지배력은 전자보다는 후자에게 있다. 품격 있는 언론사는 사회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대중의 '말초적인 관심'을 해소하기 위한 언론사가 존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대중은 그런 뉴스를 더 원하는 지도 모른다.

문화일보를 비난하는 다른 언론사들은 정당한가

정리하자. 핵심은 '옐로페이퍼' 자체의 존재 여부가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널리 만연돼 있는 '옐로페이퍼'에 대한 부당한 '편견'과 '옐로페이퍼'이면서 '고급 정론지'를 표방하는 언론사의 '이중성'이 문제인 것이다. 이 딜레마가 해결되지 않는 한 문화일보처럼 누드 사진을 게재하면서 심각한 표정으로 '성 로비'와 연결시키며 권위 있는 척하는 '어이없는' 일은 계속될 것이다.

   
 
  ▲ '신정아씨 누드사진'을 보도한 신문사닷컴. 13일 오후 4시 현재 메인화면. ⓒ미디어스  
 
'옐로페이퍼'가 누드 사진을 실었어도 '사안'에 따라 논란이 될 수 있는데 별 근거도 없이 '성 로비'까지 연결시켰으니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덧붙일 것 하나. 14일자 아침신문들이 문화일보 누드 사진 게재를 언급하면서 문화일보 쪽을 비난했는데 13일자 이들 언론사 사이트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기억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참 혼란스러울 것 같다. 문화일보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결코 덜 하지 않았을 이들 언론사들이 '오프라인'에선 또 준엄하게 문화일보를 꾸짖는다.

대체 한국 사회에서 정론지와 '옐로페이퍼'의 기준은 무엇인가. 문화일보 누드 파문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민임동기 기자  mediago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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