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본사의 ‘지역사 생존전략’ 논의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지역사 통폐합 이슈가 담긴 만큼 방송문화진흥회에 보고하기 전에 지역 당사자들과 논의하는 게 순서라는 지적이다.

MBC본부는 15일 ‘지역사는 윷판 위의 말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지역사와 협의 없는 지역사 생존전략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MBC본부는 본사가 최근 방문진에 지역사 생존전략을 보고했고, 생존방안으로 16개 지역사를 10개로 줄이겠다는 정책목표가 들어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MBC지역사는 경남, 부산, 대구, 충북, 대전, 광주, 울산, 강원영동, 전주, 제주, 춘천, 포항, 여수, 목포, 안동, 원주 16곳이다. 이를 권역 단위로 광역화한다는 것이다.

(사진=MBC)

MBC본부는 “회사의 통합은 중차대한 문제로 당사자와 사전에 교감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본사는 논의를 위한 단초일 뿐이라고 하지만 대주주인 방문진에 보고까지 한 것은 실행을 공식화한 행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MBC본부는 지역사 통합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앞서 경남과 충북, 강원영동 3곳을 통합했지만 법인 통합에 그쳤을 뿐, 조직 통합을 하지 않아 적자 규모를 키웠다고 짚었다. MBC본부는 “무책임한 경영진의 통폐합 신봉론과 무책임한 방치가 키운 결과”라고 말했다.

MBC본부는 “대부분 지역사가 엄청난 전자에 허덕이고 있고 유보금에 의지해 연명하는 형편으로 기존의 낡은 방식으로는 MBC 네트워크를 온전히 지켜낼 수 없음을 알고 있지만, 손에 잡히는 대로 진행되는 생존 전략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사 사장들은 지부와 머리를 맞대고 존속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독단적 방안을 보고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지역생존전략 논의가 지역사와 조합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당부했다.

지역사 생존방안과 관련해 지난 10일 박성제 MBC사장은 사원과의 대화에서 “통폐합이냐, 구조조정이 핵심이냐, 본사의 역할은 무엇이냐, 지역사 경영진은 어떻게 내려보내야 하냐 등 여러 현안이 있는데 이를 지역사 대표 뿐 아니라 구성원들을 직접 만나 투명하게 올려놓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MBC그룹의 대주주로서 주어진 역할을 방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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