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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의 TY홀딩스 전환, 남은 건 지상파 10조 규제 완화?SBS 경영진 '언론노조, 규제 완화 나서라' 입장문…"2008년 상처 안고 사는 노동자에 대한 심대한 모욕"
김혜인 기자 | 승인 2020.07.15 16:37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SBS 대주주인 태영건설이 1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TY홀딩스 체제로의 전환을 의결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상파 방송 SBS 미래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에 아무런 책임 있는 답변 없이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만을 위한 발걸음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태영건설이 주주총회를 열고 의결한 ‘분할계획 승인 건’에 따르면 건설사업은 태영건설, 사업부문인 환경·레저·방송사업은 TY홀딩스로 분할된다. 분할기일은 9월 1일이다. TY홀딩스가 설립되면 SBS는 현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 위에 또 하나의 지주회사가 생기는 ‘옥상옥’ 구조가 된다.

언론노조는 태영건설이 SBS의 미래에 대한 대책이 없으며 방송법 시행령 ‘10조 이상 대기업에 대한 지상파 소유제한’까지 무너뜨리려 한다고 비판 성명을 냈다. 기업 자산규모가 10조 원 이상이면 방송법에 따라 지상파방송사 지분의 10% 이상을 소유하지 못한다. 방송 공공성과 독립성, 언론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자산규모가 9.2조 원을 넘은 상황으로 올해 10조 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SBS 최다액출자자 변경 사전승인’ 과정에서 이 점을 우려해 윤석민 회장에게 해결책을 물었고, 윤 회장은 ‘10조원을 안 넘게 하겠다’고 답했다. 금융감독원도 같은 부분을 지적했고 태영건설은 6월 11일 증권신고서에 “방송법상 소유제한 위반 가능성이 있어 방송사업자인 SBS의 지분을 처분할 필요가 발생한다”며 ‘SBS 매각 가능성’을 언급했다.

언론노조 SBS본부가 이를 문제 삼자 SBS 사측은 ‘SBS 매각 가능성’을 공식화한 게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장기적으로 불가피한 경우 방송법 시행령의 10조 원이라는 제한을 높이거나 예외규정을 신설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SBS사내게시판에 올라온 <[알림] SBS매각설의 근원지는 노보입니다> 중간에 삽임된 금감원의 공문. 태영건설은 금감원의 공문에 따라 증권신고서에 '방송법상 소유제한 위반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방송법상 ‘지상파 소유제한’ 무력화는 “어처구니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과거 2008년 3조였던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소유지분 규제 기준이 10조로 대폭 완화한 법 개정에 거대 자본의 지상파 잠식, 방송 공공성 훼손, 방송 사유화 가능성을 우려해 반대 투쟁이 전개됐지만 소귀에 경 읽기였다”며 “건설자본과 결탁한 부패 권력에 의한 방송 흑역사가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윤석민 회장으로 2세 경영권을 승계한 태영건설이 SBS 경영진을 앞세워 10조 이상 대기업 소유지분 제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고, 이들은 언론노조 SBS본부 조합원들까지 규제 완화에 조력해야 한다는 사내 입장문까지 냈다”며 “단순히 SBS본부 조합원뿐 아니라 2008년의 상처를 안고 사는 전체 노동자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에 SBS 경영진의 입을 통해 10조 규제 완화를 거론한 것은 미디어 시장의 공공성,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흔들겠다고 나온 것이라 어느 때보다 죄질이 불량하다”며 “대주주의 사익을 위해 SBS를 수족처럼 부려 먹던 이명박 정권 시절의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지상파 소유 규제를 완화하는게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산 10조 규제를 푼다고 해서 자본확충이나 방송 공공성과 경쟁력 강화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할 거라고 했다. 또한 “건설자본에게 특혜를 부여하면 방송을 제멋대로 사유화해 사익 추구의 방패막이로 써먹을 게 불 보듯 훤하다”는 우려를 덧붙였다.

언론노조는 “10조 규제 문제는 언론 노동자 전체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며 SBS 대주주에게 규제를 완화하고 싶다면 SBS본부 조합원에 앞서 1만 5천여 전국 언론노조 조합원 전체와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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