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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소사실 유출경위 논란, 커지는 진상규명 목소리한겨레 "서울시 젠더특보가 처음 알려", 젠더특보는 부인… 조선일보, 문 대통령 '추정'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07.15 11:13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이 진상규명의 시간을 맞은 가운데 박 전 시장이 피소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수사 내용 유출 경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겨레는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별보좌관이 고소 당일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을 알렸다는 전언을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수사내용을 보고받고 지시를 내렸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겨레는 14일 인터넷판 기사 <[단독] 서울시 젠더특보가 고소 당일 박원순 시장에게 피소 알렸다>에서 '서울시 내부 사정에 정통한 복수 관계자들'의 말을 빌어 임 특보가 8일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을 처음으로 알렸다고 보도했다. 이 중 한 관계자는 한겨레에 "첫 보고 때만 해도 고소장의 구체적 내용은 정확하게 인지되지 않았고 이후 일과를 끝낸 뒤 밤에 몇몇이 (공관에) 가서 보고하면서 시장님이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됐다"며 "이에 시장님도 수긍한 부분이 있었고, (시장직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겨레 14일 <[단독] 서울시 젠더특보가 고소 당일 박원순 시장에게 피소 알렸다>

그간 서울시는 박 전 시장 피소 사실을 9일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성추행 피해 호소인은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경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9일 새벽 2시 30분까지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래된 측근 두세명과 보고를 받고 어떻게 할지 논의하는 자리가 고소장이 접수된 당일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8일 젠더특보의 보고를 받은 박 시장은 이후 밤 9시께까지 서울시 일부 구청장들과 저녁모임을 했고 이어 늦은 밤 젠더특보 및 최측근 소수와 비공식 대책회의를 열었다는 설명"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임 특보는 언론을 통해 "피소 사실을 몰랐다"는 반박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 특보는 15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8일 오후 3시경 '시장님 관련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는 얘기를 외부로부터 듣고 보고한 것일 뿐 자신은 9일 오전이 되어서야 성추행 피소 사실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8일 밤 회의에서 박 전 시장이 사임의사를 표했다는 데 대해서도 임 특보는 "아니다. 당시에는 그런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선 논의가 오가지 않았다"면서 "다만 시장이 중간중간에 생각에 잠기기는 했다. '내일 모여서 다시 얘기하자'고 끝냈다"고 말했다. 

외부 어디서 피소 사실을 접한 것이냐는 질문에 임 특보는 "그건 나중에 조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했고, 서울시가 피해사실을 묵살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알게 되고 바로 장례를 치르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조사할 경황이 없었다"고 했다. 

조선일보 15일 사회 03면 갈무리

13일 피해 호소인측인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이미경 소장은 "서울시장의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는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증거인멸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을 우리는 목도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국가 시스템을 믿고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소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수사 정보 유출 경위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한겨레는 15일 사설<안희정·오거돈 겪고도 민주당 또 사과만 할 건가>에서 민주당 차원의 공개사과, 진상규명,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겨레는 "민주당은 말뿐인 사과와 약속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는 것을 엄중히 인식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박원순 성폭력' 은폐ㆍ 방조 실체 밝혀야>에서 "지위를 무기로 권력자가 성폭력을 저지를 수 있는 배경엔 조직과 관계기관의 묵인, 비호가 있다는 건 이미 여러 사례에서 확인됐다. 그것이 위력의 실체"라며 "서울시의 성폭력 은폐 여부나 경찰 수사 정보 유출 의혹 역시 모두 권력형 성범죄를 가능하게 한 위력의 범주 안에 들기에 반드시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신문은 사설 <성추행 고소사건 유출정황, 누설자 찾아 엄벌해야>에서 "경찰은 청와대에 관련 상황을 보고했지만 박 전 시장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하고, 청와대도 유출 의혹을 부인했다. 경찰이 청와대에 관련 정보를 알리는 것은 통상적인 절차인 만큼 문제가 없다"며 "그러나 이 과정에서 피고소인인 박 전 시장에게 고소 내용이 알려졌다면 이는 공무상 비밀 누설로 범죄행위에 가담한 것이 된다"고 했다. 

한겨레 15일 사설 <안희정·오거돈 겪고도 민주당 또 사과만 할 건가>

반면 조선일보는 철저한 수사와 진상규명 촉구에 앞서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수사 정보 유출의 주체로 추정해 지목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文 대통령, 朴 시장 성추행 피소 보고받고 어떤 지시 했나>에서 "결국 문 대통령이 이 문제를 보고받고 어떤 지시를 내렸느냐가 핵심"이라고 썼다.

조선일보는 "청와대, 경찰 중에서 유출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지금은 유출 행위를 은폐하기 위한 조작이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며 "청와대 국정상황실이 박 시장 피소 사실을 보고받았다면 이 심각한 사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문 대통령부터 박 시장 문제를 보고받고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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