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특검 소환조사 당시 다른 언론사의 취재를 방해하고 과잉 수행했다는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특검 영상취재단과 한국인터넷기자협회가 중앙일보 기자들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삼성특검의 영상취재단은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삼성특검 조사를 받은 오늘(4일), 기자의 본업을 망각한 중앙일보 기자들의 현장 취재 질서 문란 행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중앙일보 사진기자들의 철저한 반성을 바란다"고 밝혔다.

▲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과잉수행과 취재방해 논란을 보도한 3월 5일 KBS '뉴스9'
취재단은 "중앙일보 사진기자들은 홍 회장의 삼성특검 조사 후 귀가 과정에서 다른 취재진의 취재를 물리적으로 가로막고 현장 기자들이 동의하지 않은 포토라인을 편의적으로 설치하는 등 정상적인 취재활동을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이 과정에서 한 방송사의 카메라가 파손되기도 했고 홍 회장이 차에 오르는 모습을 취재하려고 했던 기자들은 중앙일보 기자들에게 끌려나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취재단은 이어 "중앙일보 사진기자들의 이번 행동은 삼성특검이 시작된 이후 지난 두 달 동안 선진적인 취재문화 정착을 위해 삼성특검 관계자, 취재원, 취재진 간의 의견을 조율하며 합리적인 포토라인을 설치·유지해 온 삼성특검 출입 영상취재기자단의 노력을 수포로 만든 일"이라며 "이번 취재 질서 문란 행위를 자본과 언론의 자유가 분리되지 못한 데서 비롯된 매우 침통한 사건이라 규정한다. 이번 사건이 해당 기자들로 하여금 양심으로부터의 진정한 반성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한국인터넷기자협회도 지난 5일 '삼성왕국의 노예 기자들을 규탄한다'는 제목을 성명을 발표하고 홍 회장의 특검 조사 출두 과정에서 삼성 사내 하청업체 해고노동자들의 폭력 사태가 빚어진 것을 규탄했다.

인터넷기자협회는 "삼성특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하는 중앙일보 사주인 홍석현 회장을 보호하기 위해 중앙일보 기자가 힘없는 여성 해고노동자에게 폭력을 행사했으며 사진기자들은 홍 회장에 대한 타 언론사 기자들의 취재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SDI 사내 하청업체인 하이비티의 해고노동자들이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소환 출두 현장에서 삼성과 언론을 향해서 절규한 것은 벼랑 끝에서 생명을 호소한 것이나 다름없는 사회적 약자의 처절한 몸부림"이며 "이를 물리력으로 저지한 것은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침해한 패륜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인터넷기자협회는 아울러 "이번 중앙일보 영상취재기자와 사진기자들의 패륜적 행태는 언론 3단체가 공동으로 제정한 포토라인 준칙을 위반한 중대한 사건"이라면서 "사진기자협회, 방송카메라기자협회 등은 이번 중앙일보 기자들의 포토라인 침해와 인권침해, 취재방해 행위에 대해서 진상을 조사하고 중앙일보 기자들에 대한 징계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기자협회는 중앙일보에 △여성 해고노동자 폭력행위 공식 사죄 △포토라인 준칙 위반·취재 방해 행위 공개 사과 △중앙일보 사진·영상기자의 삼성특검 사무실 내부 및 현관 앞 취재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인터넷기자협회는 중앙일보 측의 공식 사과가 없을 경우, 해당 영상 취재기자는 물론이고 만약 폭력을 지시한 중앙일보 관계자가 있다면 이들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 고발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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