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지상파·종합편성채널 [단독] 보도 중 ‘진짜 단독’은 72%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단독보도 28%는 지엽적 내용을 과장했거나, 이미 기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었다.

유수정 이화여대 미디어연구소 연구위원은 [단독]을 ‘다른 언론이 기사화하지 않은 유일한 내용을 독창적으로 보도했을 때 붙는 수식어’라고 규정했다(2018년 한국언론학보). 일부 언론은 기사에 [단독]이 붙으면 독자의 주목을 끌 수 있다는 판단에 단독 표기를 남발하곤 한다. JTBC는 2018년 이러한 관행을 지적하며 단독 표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언론시민연합은 7일 방송사의 [단독] 관행을 분석한 <방송사 ‘단독보도’는 정말로 단독일까> 모니터를 발표했다. 민언련은 방송사 단독보도가 진짜 단독인지 알아보기 위해 4월 한 달간 7개 방송사(KBS·MBC·SBS·YTN·TV조선·MBN·채널A) 단독보도를 전수조사했다.

조사 결과 방송사들은 118건의 ‘단독’ 보도를 냈다. SBS·MBC·MBN 22개, 채널A 20개, KBS 16개, TV조선 15개, YTN 1개 순이다. 민언련은 단독보도를 ‘확실한 단독’ 85건, ‘지엽적 단독’ 22건, ‘사실 여부가 애매한 단독’ 6건, ‘단독이 아닌 단독보도’ 5건 등으로 분류했다.

‘단독이 아닌 단독보도’를 한 방송사는 MBC(2건), SBS·TV조선·MBN(각 1건) 등이다. SBS와 MBN은 4월 3일 가수 휘성의 약물 투약 소식을 전했다. 두 방송사는 같은 시간 동일한 내용을 보도하면서 [단독] 표기를 붙였다. MBC는 4월 25일 재개발조합이 강제철거 농성자를 컨테이너로 위협하는 장면을 단독 보도했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오마이뉴스와 뉴스민이 MBC 방송 전인 24일~25일 보도한 사안이었다.

‘지엽적 단독보도’는 22건이었다. 지엽적 단독은 ‘단독으로 보도한 내용이 사건 본질과는 관계없이 지나치게 사소한 보도’를 뜻한다. 채널A가 10건으로 가장 많고 MBN 6건, TV조선 3건, MBC 2건, KBS 1건 순이었다. 민언련은 “지엽적 단독보도 22건 중 14건이 범죄 관련 속보성 단독보도였는데, 기사의 어느 부분이 단독인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채널A는 4일 <단독 입대 뒤에도 착취 영상 유출하며 ‘박사방’ 유도> 보도에서 조주빈 공범 ‘이기야’가 입대 후 박사방 활동을 했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는 전날 보도된 뉴스1 기사와 일치했다. 차이점은 ‘이기야’의 신상정보가 더해졌다는 것 뿐이었다. 채널A는 4월 18일 <단독 “윤장현 돈 받은 사람은 부따”…조주빈이 시켰나> 보도에서 ‘윤장현 전 시장이 택배를 통해 현금을 보냈다’는 내용만 추가해 단독 표기를 달았다.

4월 22일 MBC <단독 “화장실도 못 간 채 카드섹션”…법인 ‘취소’ 가닥> 보도

MBC는 4월 22일 <단독 “화장실도 못 간 채 카드섹션”…법인 ‘취소’ 가닥> 보도에서 서울시가 신천지 하부조직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에 대해 설립허가 취소를 확정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같은 날 19시 노컷뉴스는 <박원순 서울시장 “신천지 위법 전모 수사로 밝혀야”> 기사에서 “서울시는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법인 취소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라고 전했다. MBC의 단독보도와 노컷뉴스의 보도가 사실상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민언련은 “뉴스 소비자들은 언론의 ‘단독보도’에 대한 신뢰가 없고, ‘단독보도’ 표시가 되어 있다고 해서 특별히 기대하고 보지도 않는 상황”이라면서 “그간 언론사들이 무분별하게 ‘단독보도’를 남발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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