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키움과 주말 경기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인 기아가 꼴찌팀 한화를 상대로 2연승을 이끌었다. 수요일 경기는 9회 극적인 역전승을 했고, 목요일 경기는 7-1 대승을 이끌며 키움에 굴욕적인 2경기 연속 무득점의 수모를 씻어내기는 했다.

한화가 총체적 난국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였다. 만약 수요일 경기를 역전패로 내주지 않았다면 분위기 반전에 어느 정도 성공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9회 연속 안타를 내주며 다잡은 경기를 내준 뒤 치른 목요일 경기는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처져 있었다.

무기력한 한화를 상대로 기아 선발 이민우는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되었지만, 다른 팀이었다면 패배했을 가능성도 높았다. 그만큼 전반적으로 투구가 좋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회 볼넷과 안타를 내준 후 삼진과 병살로 마무리되는 과정에서도 한화의 무기력함이 드러났다.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선발투수 이민우가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테랑으로 팀을 이끌어야 할 한화 선수들은 이번 경기에서도 그 존재감을 찾기 어려웠다. 선취점을 뽑고 리드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송광민의 2회 병살은 흐름을 빼앗기게 만들었다. 거액을 받으며 한화의 붙박이로 자리하고 있는 김태균은 3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역전패를 당한 전날 4개의 병살타가 나온 한화는 이번 경기에서도 2개의 병살타를 내며 흐름 자체를 놓치고 말았다. 유일하게 경기에 집중하는 선수가 서폴드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군분투한 그였지만,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5회 박찬호의 유격수 땅볼에 송구 실책이 나왔다. 물론 깊은 타구였고, 발이 빠른 박찬호라는 점에서 안타가 나왔지만 결과에서 아쉬움은 팀 전체를 흔들었다. 잘하고 있는 팀이라면 이 정도 상황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5회 초 최소 역전에 성공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오선진의 병살이 나오며 허무하게 끝난 직후 나온 5회 말 박찬호의 타구는 아쉽기만 했다.

터커의 안타로 1, 3루 상황이 만들어지자 최형우가 통산 3200루타를 적시타로 연결했다. 2-1로 달아나자, 전날 역전승을 이끌었던 나지완의 툭 맞춘 타구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며 점수는 3-1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한화 선발투수 서폴드가 4회 말 2사 후 KIA 9번 한승택의 투수 앞 땅볼 때 그라운드에 넘어지며 맨손으로 잡아낸 뒤 1루로 송구 아웃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유민상의 적시타 역시 한화 1루수가 잡을 수도 있는 타구였다. 수비 위치상 앞으로 나와 더욱 빠르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지만, 잡을 수 있었다. 서폴드가 오히려 야수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측은하게 다가올 정도였다.

6회 1사 후 박찬호가 안타로 나간 후 김선빈 타선에서 평범한 투구를 놓치며 2루를 내주는 과정에서 포수 최재훈의 모습은 씁쓸하기만 했다. 여전히 집중력의 문제다. 놓칠 수도 없는 공을 뒤로 내주며 스코어링 포지션을 만들어주는 상황에서 투수가 힘이 빠지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이후 곧바로 김선빈에게 적시 2루타를 내주며 서폴드는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한화 에이스로 팀의 연패를 끊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무기력한 선수들은 에이스를 힘들게 만들 뿐이다. 안 되는 팀의 전형적인 모습이 이번 경기에서 잘 드러났다.

기아는 상위팀과 하위팀 대결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상위팀들과 경기에서는 힘겹게 이기거나 허무하게 내주고는 한다. 그나마 자신들보다 순위가 하위인 팀들을 잡으며 현재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기아는 강팀은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3번 타자 최형우가 5회 말 1사 1, 3루에서 1타점 2루타를 치며 통산 3,200루타를 달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5위인 기아는 2위와 4경기 차이고, 4위 LG와는 반경기 차다. 6위 삼성과는 1경기 차, 7위 롯데와는 3.5경기 차다. 중간 순위 팀들의 경기 차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누구라도 치고 올라가거나 무너질 수 있는 구조로 엮인 상태다.

1위인 NC와는 7경기 차이지만, 올 시즌 첫 3연전 중 2경기를 모두 잡은 기아는 유일하게 NC가 상대적으로 우위를 내준 팀이기도 하다. 그런 NC 홈에서 과연 기아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가뇽을 시작으로, 양현종과 브룩스가 나설 NC 주말 3연전은 기아의 향후 과정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상위팀과 하위팀 대결에서 분명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기아. 여전히 전력이 안정적이지 않은 기아가 NC를 잡고 상위팀에 대한 무기력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무기력증이라고 하지만, 냉정하게 상위팀들과 실력차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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