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여의도에서 뜬금없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소환됐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당내 초선 의원들과의 점심 자리에서 차기 대선 주자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백 대표 이름을 언급했다는 이야기가 나와서다.

이 자리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백종원 씨 같은 분은 어때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분인 것 같던데. 백종원 씨는 싫어하는 사람이 없던데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백 대표가 “꿈도 꿔본 적 없다”는 반응을 밝히며 ‘백종원 정치 영입설’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김 위원장이 왜 백 대표를 언급했는지에 대해 궁금증이 쏠렸다.

2018년 국감장에 참석했던 백종원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책분석실장은 24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핵심은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이가 필요하다는 의미”라며 “백종원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거부감이 높은 인물은 (대선주자로) 안 된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 실장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백종원보다 백종원 같은 사람을 얘기한 것이다. 백종원 같은 사람을 야권이 영입하면 대선주자급은 아니더라도 히트다. 핵심은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이 2년 남은 시점에서 대선주자에 대한 핵심 포인트가 여기에 있다. 대선주자를 볼 때 인지도, 지지도, 거부도, 비토정서 등을 함께 살펴본다. 하지만 야권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홍준표, 유승민, 오세훈로 이 중 몇 분은 여론조사 결과 일관적으로 지지도만큼 거부감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김종인 위원장은 여러 차례 “사람들이 싫어하는 사람은 어렵다. 유효기간이 지났다”고 언급한 바 있다. 거부감이 있는 인물은 대선주자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에서 백종원 씨가 언급됐다는 것이다.

윤 실장은 통합당이 여야 협상에 응하는 등 변화를 보여 조만간 상임위원회가 구성될 것 같다고 말했다. 23일 박진 통합당 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은 24일 외교안보 여야 합동회의에 참여한다고 밝혔고, 같은 날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강원도 고성의 한 사찰에 만나 “양당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주 원내대표는 25일 통합당 비대위원회 회의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가 서울로 돌아오면 여야 원내지도부의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여야 간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11개를 여당 몫, 7개를 야당 몫으로 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통합당은 법제사법위원장을 줄 게 아니라면 18개 상임위 전부를 민주당이 가져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 실장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통합당이 민주당에게 18개 상임위를 다 가져가라는 주장이 벼랑 끝 전술인지 아닌지 모르는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며 “민주당도 통합당이 실제 의견이 아닌 전술 중 하나였으면 좋겠다는 눈치"라고 말했다. 애초에 18개 상임위를 다 차지하자고 말한 건 민주당 측이었고, 통합당도 실리를 챙길 분위기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또한 윤 실장은 통합당 내부 체제가 바뀐 뒤 부작용이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실장은 “통합당 분위기를 보면 구심력이 강해지고 있다. 중진의원들과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 온도차가 줄어들고 지지율도 오르며 안정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강성 지지층의 결집을 꾀했던 황교안-나경원 체제와 부작용을 줄이고 있는 김종인-주호영 체제의 스타일이 다르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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