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대해 “북미 판문점 정상회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것처럼 적었다”고 지적했다. 김준형 원장은 “볼턴은 사실상 열외를 당해 정상회담 당시 몽골로 갔다”면서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백악관 정보를 폭로하는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 출간을 앞두고 있다. 회고록에는 “지난해 북미 판문점 정상회동에서 문 대통령이 여러 차례 동행을 요청했다”, “아베 총리가 북한에 양보하지 말라고 거듭 요청했다” 등의 외교적 내용이 담겼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 영변 핵시설 폐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문 대통령을 향해 “조현병적”이라고 하는 등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백악관 배경으로 촬영된 볼턴 회고록 표지 (사진=연합뉴스)

미국 법무부는 법원에 회고록 출간 금지를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법원은 “볼턴이 기밀을 공개함으로써 국가안보를 위험에 처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준형 원장은 23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회고록을 분석해보면 범죄 요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더 큰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을 조롱하는 부분”이라면서 “볼턴은 (북미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사실상 열외를 당해 몽골로 갔다. 염탐하고 나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것처럼 회고록에 적었다”고 밝혔다.

김준형 원장은 미국 내 볼턴의 평가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워싱턴포스트·뉴욕타임스에서 나오는 볼턴 평가가 좋지 않다”면서 “비겁하다는 거다. 중간에 (보좌관직을) 관두고 나와서 내부 정보를 발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렇게 되면(외교 관련 기밀이 밖으로 나가면) 비밀회담도 공개 회담처럼 정상 간 진심이 안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형 원장은 “볼턴은 (북미 정상회담을 만든 게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하면서) ‘Moon’s creation’이라고 했다”면서 “자기는 욕하고 싶었던 건데, 사실은 칭찬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준형 원장은 이번 회고록으로 일본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회고록에 ‘문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하면 일본이 따라가서 친북좌파 이야기를 조심하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볼턴은 일본의 생각과 자신이 똑같다고 했다. 실제 볼턴은 판문점 회담 직전 일본에서 외교 관련 큰 상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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