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전통 미디어의 위기’는 해묵은 논쟁 주제다. 언론사 매출과 독자, 신뢰도는 감소세이지만 뚜렷한 원인은 보이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테리 플루 호주 퀸즈랜드공과대학 교수는 "구글·페이스북 등 SNS·디지털플랫폼 기업의 성장이 주류 미디어의 위기를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테리 플루 교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고품질 유료 뉴스'를 찾는 사람이 많아질 수 있다며 '유료 구독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테리 플루 호주 퀸즈랜드공과대학 교수는 언론·커뮤니케이션 학자다. 테리 플루 교수는 국제 커뮤니케이션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19일 ‘한국방송학회 2020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뉴스의 신뢰 및 미래지속가능성 : 전통적 뉴스룸의 붕괴와 독자 후원 뉴스 미디어의 성장>을 주제로 온라인 특별강연을 실시했다.

(사진=연합뉴스)

테리 플루 교수는 전통 미디어의 붕괴를 예고했다. 테리 플루 교수는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의 성장으로 주류 미디어는 선도자가 아닌 추격자로 바뀌었다”면서 “정치인 등 사회 엘리트는 SNS를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 언론의 게이트키핑 모델이 뒤집혔으며, 언론은 정치인이 SNS에 올린 글을 뒤따라가는 형국이 됐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도 전통 미디어 위기의 요인으로 꼽혔다. 테리 플루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광고수익도 급락했다”면서 “이에 대규모 실업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 언론사의 일자리는 2008년부터 2019년까지 50% 감소했는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40% 추가 감소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테리 플루 교수는 “호주 최대 미디어 출판사 ‘뉴스 코퍼레이션’은 최근 100개가 넘는 신문을 폐간하거나 지면 생산을 중단했다”면서 “현재 호주 대부분 지역의 일간지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테리 플루 교수는 “코로나19로 미디어 소비는 급증했지만, 언론사 규모는 축소되고 있다”면서 “늘어나는 미디어 수요와 줄어드는 공급의 격차를 메우기 위해 가짜뉴스·저품질뉴스가 성행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테리 플루 교수는 구글·네이버 등 디지털플랫폼 기업이 주류 미디어의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테리 플루 교수는 “구글 등 디지털플랫폼은 미디어 생태계의 포식자가 되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알파벳(구글 모회사),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MS 등 기술기업이 시가총액이 크게 늘었다. 이들은 미디어 산업 전반에서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특별강연 중인 테리 플루 교수 (사진=한국방송학회 유튜브)

테리 플루 교수는 ‘뉴스 유료 구독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테리 플루 교수는 “뉴스의 유료 구독 모델이 증가해야 한다”면서 “전통적인 미디어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하면서 ‘뉴스 고갈 위기’에 처했지만, 수요가 꾸준히 늘고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이코노미스트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의 구독은 늘었다”고 밝혔다. 이들 언론사는 온라인 유료 구독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테리 플루 교수는 "현재는 보도국·저널리즘 위기와 변혁의 시기"라면서 "미디어가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재정적 지원은 미디어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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