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공개된 5기 제휴평가위 명단에 따르면 위원 30명 중 현직 언론인이 9명이나 포함됐고, 심사과정과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언론노조 등의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언론노조는 “제평위 구성, 운영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제휴평가위는 네이버·다음 포털 뉴스 입점·퇴출을 결정하는 기구다. 9일 미디어오늘이 공개한 5기 제휴평가위 명단에 따르면 30명 중 현직 언론인이 9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덕영(동아일보)·이현택(조선일보)·배성훈(매일신문)·이성재(이데일리)·이경숙(서울신문)·이종엽(프라임경제)·이동애(MBC)·이주형(SBS)·김동민(YTN) 위원 등이다. 지난 4기 제휴평가위에서도 현직 언론인이 9명이었다.

포털을 통해 대부분 뉴스가 소비되는 상황에서 제휴평가위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한국신문협회·한국온라인신문협회·한국인터넷신문협회·한국방송협회·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한국언론진흥재단·한국언론학회·한국기자협회·한국YMCA연합회·언론인권센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한국소비자연맹·대한변호사협회·한국신문윤리위원회·인터넷신문위원회 등 15개 단체가 각 2인의 위원을 추천한다.

네이버, 카카오 CI

이를 두고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2일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 차라리 해체하라!> 성명을 발표했다. 언론노조는 “위원 명단을 보면 실망을 넘어 분노가 차오른다”고 했다. 언론노조는 "그간 언론계와 시민사회단체는 운영의 공정성·투명성을 높이라고 외쳤다"면서 "특히 포털의 지역 언론 배제·차별 정책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위원회 구성도 촉구했다. 하지만 5기 명단에 이런 고민과 문제의식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현직 언론인이 위원에 위촉된 것을 두고 ‘이해 충돌’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현직 언론인 9명이 위촉된 건 납득이 안 된다”면서 “그들 역시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는 언론인 아닌가. 이해 당사자들이 심의한 결과를 수긍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언론노조는 “제평위 심의 결과에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 이유”라면서 “지역신문발전법에 따라 운영되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위원을 구성할 때 현직을 배제하는 자격 제한을 둔 이유를 따져 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소속 연구원(오세욱·최민재)이 위원으로 있는 것을 두고 “공공기관 소속 연구원이 민간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언론재단이) 정부가 신문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설립한 공익재단이라면 포털의 ‘경영 행위’에 참여할 게 아니라, 포털의 뉴스 유통시장 교란과 농단을 감시·감독하는 게 본연의 임무”라고 말했다. 또 언론노조는 “언론 노동자를 대표하는 단체가 (추천단체에서) 빠진 것도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했다.

언론노조는 “언론노조와 언론시민단체가 제평위의 심사과정, 회의록 공개 등 투명한 운영을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공룡 포털’은 묵묵부답”이라면서 “제평위 구성, 운영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네이버·카카오는) 사회적 책무를 안 지려 제평위 뒤에 숨지 마라. 그럴 거면 차라리 제평위를 해체하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5기 제휴평가위 위원 명단이다.

한국신문협회
조성겸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배성훈 매일신문 디지털국장
한국온라인신문협회
이성재 이데일리 디지털미디어센터장
이경숙 서울신문 부국장
한국인터넷신문협회
김기현 인터넷신문협회 사무총장
이종엽 프라임경제 대표
인터넷신문위원회
허의도 전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대표 (인터넷신문위 위원)
이윤재 전 키뉴스 대표·인터넷신문위 감사
한국기자협회
유덕영 동아일보 기자
이현택 조선일보 기자
한국방송협회
이동애 MBC 기자
이주형 SBS 뉴미디어국장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김동민 YTN디지털센터장
유경한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최민재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
한국언론학회
홍주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임종수 세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한국YWCA연합회
배정미 YWCA 중점운동국 국장
전현숙 전 YWCA 사무총장
언론인권센터
김성순 변호사
이선민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영미 변호사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
한국소비자연맹
김남홍 변호사
이상민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이장희 변호사
고윤기 변호사
한국신문윤리위원회
현창국 전 제주일보 편집국장
박동근 신문윤리위 온라인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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