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의 외주제작사 '하이그라운드'가 한 펀드로부터 경영자금을 빌린 시점에 언론사 '인베스트조선'은 해당 펀드 운용사의 소개 기사를 작성했다.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는 '인베스트조선'의 발행인이다. TV조선의 하이그라운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 있는 하이그라운드의 2019년도 회계감사보고서를 보면, 하이그라운드는 2018년 'BRV Lotus Growth Fund 2015, L.P'(BRV Lotus 성장펀드)로부터 운전자금으로 33억원 가량의 단기차입금을 빌렸다. 'BRV Lotus 성장펀드'는 TV조선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조선방송', 방 전 대표가 대표를 지낸 서울 용산구 고급유치원 '컵스빌리지'(구 고은아침)와 함께 하이그라운드의 '기타특수관계자'로 명시돼 있다.

하이그라운드 2019년도 회계감사보고서

방 전 대표가 발행인으로 있는 조선미디어그룹 '인베스트조선'은 2018년 2월 7일 <신세계가 선택한 'BRV캐피탈'은 어떤 곳?>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작성했다. 'BRV 캐피탈'(BRV Capital Management)은 'BRV Lotus 성장펀드'의 운용사다.

이 기사에서 인베스트조선은 "신세계의 온라인 통합 선언과 1조원대 외부투자 유치가 연일 화제다. 기대감이 커 투자자로 뽑힌 회사들에도 관심이 모인다"며 당시 신세계와 MOU를 체결한 'BRV캐피탈'을 소개했다. 인베스트조선은 "BRV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다"면서 BRV캐피탈의 핵심 파트너(General Partner), 국내·외 사업활동 등을 소개했다.

인베스트조선 2018년 2월 7일 <신세계가 선택한 'BRV캐피탈'은 어떤 곳?>

보도에 따르면 BRV캐피탈 핵심 파트너 5인 중 한 명은 LG그룹 맏사위로 알려진 윤관 씨다. 인베스트조선은 윤관씨가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장녀 구연경씨와 2006년 미국에서 결혼했으며, 흔히 BRV의 '한국대표'로 알려져 있고, BRV 아시아 펀드 운용을 총괄하는 회사의 지분 70%가량을 소유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베스트조선은 재계와 투자업계에서는 윤관 대표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간의 '친분'이 널리 알려져 있고, 업계에서는 BRV과 신세계 MOU 체결 배경에는 이 같은 인맥관계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보도했다. 이어 BRV가 운용하는 펀드 대부분은 홍콩이나 역외 기반으로 설정돼 있다며 'BRV 로터스 펀드', 'BRV 로터스 성장펀드', 'BRV 로터스 리미티드' 펀드 등을 소개했다.

같은날 인베스트조선은 기사 <창사 이래 처음 PEF 손잡은 신세계… '블루오션' 선점한 어피니티·BRV>에서 "신세계그룹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사모펀드(PEF) 지원을 받고 본격적인 확장 전략에 나섰다"며 "필요한 자금 일부는 글로벌 PEF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BRV캐피탈매니지먼트가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한편 방 전 대표는 2014년 디지틀조선일보가 1억 9000만원을 투자(지분율 15.83%)한 고급 유치원 '컵스빌리지'의 대표를 지냈는데, 조선일보는 2014년 개원한 이 유치원을 개원 전후 기사를 통해 홍보한 바 있다. 방 전 대표는 당시 디지틀조선일보의 지분 7.09%를 갖고 있는 등기이사였다.

방 전 대표가 지분 35.3%를 보유하고 있는 외주제작사 하이그라운드에는 TV조선 차원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불거져 있다. TV조선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조선방송'은 하이그라운드에 2018년 109억원, 2019년 191억원 상당의 금액을 집행했다. TV조선 전체 매출원가의 10% 중반에 해당하는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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