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야당몫 후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홍지만 전 새누리당 의원, 김준상 전 방통위 방송정책국장, 성동규 여의도연구원 원장 등이 미래통합당 추천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3월 안형환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의원이 통합당 추천 방통위원으로 임명된 가운데 여당몫 후임 방통위원으로 김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전 내정설이 파다한 상황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방통위원장을 제외하면 5기 방통위는 전직 의원들 중심으로 꾸려지는 모양새다.

(왼쪽부터) 홍지만 전 새누리당 의원, 김준상 전 방통위 방송정책국장, 성동규 여의도연구원 원장 (사진=연합뉴스)

4·15 총선 이후 지난 한달여 간 국회, 방통위,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거론되는 야당몫 후임 방통위원 인물들을 종합하면, 내달 31일 임기가 종료되는 표철수 상임위원 후임으로는 SBS 기자·앵커 출신인 홍지만 전 새누리당 의원, 이명박 정부 시절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을 역임해 '종편 산파'로 불린 김준상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지난해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전격 영입한 성동규 여의도연구원 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SBS 출신 홍지만 전 의원은 2008년 한나라당에 입당, 18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후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서는 컷오프 됐다. 새누리당에서 원내부대표, 원내대변인을 역임했고 자유한국당에서 홍보본부장,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21대 총선에서 경북 고령·성주·칠곡 예비후보로 출마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홍지만 전 의원은 2018년 3월 한국당 대변인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박근혜가 불쌍하다'는 논평을 내 당안팎에서 논란을 빚었다. 당시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는 박근혜 청와대가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세월호 보고·지시시각을 조작해 발표했고, 참사 당일 오후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씨와 대책회의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한국당 대변이었던 홍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 "7시간 부역자는 모조리 석고대죄 해야한다", "세월호 7시간을 원망하며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은 참회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논평을 냈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의 실체가 없고, 박 전 대통령이 불쌍하다는 이 논평은 당 대변인 논평임에도 불구하고 당에서 외면당했다. 논평이 논란이 일자 당시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의)공식적인 논평으로 최종 확정하지는 않겠다"며 "어떻게 됐든 대통령이 그 불행한 사고에 그 시간에 집무실에 있지 않고 침실에 있었다는 그 자체 하나만으로도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장제원 수석대변인 명의로 "박 전 대통령이 침실에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할 말이 없다"는 논평을 다시 내놨다.

김준상 김앤장 고문은 2009년 9월 이명박 정부 시절 최시중 방통위원장 체제 방통위에서 방송정책국장에 올라 2013년 7월까지 직을 역임했다. 최 전 위원장과는 대학 과 선후배 관계다. 이명박 정부에서 방송정책 전반을 총괄한 인물로서 태스크포스 팀을 이끌며 종편 출범에 중추적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종편 산파'로 불렸다. 김 고문은 2013년 7월 이후 고용휴직 제도를 통해 방통위 퇴직 때까지 서울대 객원교수로 근무하다 2017년 4월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영입됐다. 올해 김앤장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통합당은 원내대표가 방통위원을 추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고문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다. 행정고시 출신인 김 고문을 행시출신 국회의원, 공무원 등이 후임 방통위원으로 추천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다만 통합당 내에서는 김 고문이 주 원내대표와 선후배 관계라는 것 외에 지난 기간 통합당에 이바지 한 전력이 없다는 점에서 부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성동규 여의도연구원 원장은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말 당시 황교안 당 대표가 전격 영입한 인사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의 전면적 쇄신을 주장했던 김세연 의원을 여의도연구원 원장직에서 교체한 인사였기 때문에 통합당 안팎에서 파문이 일었다.

여의도연구원은 통합당 싱크탱크로 총선에서 공천 당락을 판가름하는 당내 여론조사 주관 기구로 기능한다. 성동규 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통합당 지역구 의석 수를 130석 가량을 예상하며 미래한국당 의석수 합산 총 150석 이상을 점쳤으나 예측이 크게 빗나가게 됐다. 여의도연구원이 선거에서 정책 이슈를 발굴하지 못하고, 강점으로 꼽히던 여론조사 예측 또한 크게 빗나가면서 최근 통합당 내에서는 여의도연구원의 전면적 개혁이 논의되고 있다. 성동규 원장은 총선 직후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중앙대 교수인 성동규 원장은 여론조사분석, 미디어정책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왼쪽부터)김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형환, 김창룡 방통위 상임위원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이처럼 여야 국회추천몫 상임위원 2명의 임기 종료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거론 되는 후임인사 면면을 보면 새로 출범할 5기 방통위의 전문성 결여, 정치편향성 문제가 눈에 띄는 상황이다.

여당 추천 허욱 방통위원 후임으로 정식공모 전 사전 내정설이 도는 김현 전 의원은 정치권 입문 이후 대변인실에서만 10년 이상 근무한 인물로 19대 국회에서 행정안전위원회, 정보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정무위원회 등에서 상임위 활동을 했다. 방송통신규제 기구의 위원으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난 3월 임명된 김창룡, 안형환 방통위원에 대해서는 이미 같은 문제제기가 이뤄진 바 있다.

통합당 추천으로 임명된 안형환 위원은 KBS 기자 출신으로 18대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전직 한나라당·새누리당 의원이다. 2010년 한나라당 대변인, 2012년 대통령 선거 박근혜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2014년 새누리당 보수혁신 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안형환 방통위원 임명 당시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성명을 내어 "어떤 전문성도 검증되지 않은 안 위원의 추천과 임명은 미래통합당이 미디어를 단지 정치적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음을 고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추천으로 지난해 11월 방통위원에 임명돼 보궐임기를 마치고 연임한 김창룡 위원은 책 '당신이 진짜로 믿었던 가짜뉴스'의 저자로, 임명 당시 정부차원의 허위조작정보 종합대책을 밀어붙였던 이낙연 국무총리가 방통위와 문화체육관광부 직원들에게 김 교수의 책을 선물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국민일보 기자 출신으로 인제대 교수로 재직한 김창룡 위원의 이력은 방송·통신 분야보다 저널리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전문성 문제가 도드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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