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학교를 떠나 민주노동당에 가입함으로써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옥경·방문진) 이사직에서도 조만간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방송문화진흥회법은 '정당법에 의한 당원'의 경우 임원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혁신재창당위원장을 맡은 이수호 위원장은 3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출마를 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으로 당 활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두로는 이사직을 그만둔다고 이야기를 해놨고 조만간 나가서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MBC 노조의 추천을 받아 방문진 이사에 선임된 이 위원장은 "노조는 MBC 사원들을 대변하는 조직인 만큼 노조가 추천하는 인물이 꼭 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어려움을 뚫고 나온 MBC가 엄기영 신임 사장 체제에서도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잘 해나가리라 본다"며 "중간에 나오게 돼서 안타깝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 경향신문 3월1일자 25면.

이수호 이사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방문진은 새로 설립된 방송통신위원회에 보궐이사 선임을 요청해야 한다. 이수호 이사는 선임 당시 시민·사회(노동)·시청자 분야를 대표해 선임된 만큼 향후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노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의 의견 조율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주목된다.

이수호 위원장은 지난 2003년 6월부터 2006년까지 7월까지 3년 동안 한 차례 방문진 이사로 일한 데 이어 2006년 8월 재선임돼 현재까지 일해왔다. 지난 2004년 1월 민주노총 위원장에 당선돼 겸직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당시 이 위원장은 이사직을 유지했다.

방문진은 이옥경 이사장과 구월환 전 연합통신 상무, 박우정 전 청주MBC 사장, 조정구 서울YMCA 전문위원, 조영호 전 한겨레 전무, 옥시찬 전 춘천MBC 보도국장, 김정란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차병직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김정명 전 울산 MBC 사장(감사), 그리고 이수호 위원장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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