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기아가 롯데를 상대로 6연승을 내달렸다. 연이은 스윕, 광주에만 오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롯데로서는 수치스러운 상황일 듯하다.

좋은 투구를 해왔지만 승리와 거리가 멀었던 브룩스가 2승째를 올렸다. 1회 첫 타자로 나온 손아섭의 빗맞은 타구를 직접 잡아 1루로 송구하는 과정에서 실책이 나오며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딱 그 정도였다. 전준우를 삼진으로 잡고, 안치홍을 병살로 처리하며 쉽게 1회를 마무리했다.

기아를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뒀던 노경은은 1회부터 쉽지 않았다. 3년 만에 복귀한 후 초구를 쳐서 홈런을 만들었던 김호령이 이번 경기에서도 노경은을 상대로 선제 홈런을 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전날 홈런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던 터커 역시 홈런으로 화답하며 손쉽게 2-0으로 앞서 나갔다.

1회 홈런 두 방으로 2 실점을 한 노경은은 2, 3이닝을 삼자범퇴로 잡아내며 정상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4회 다시 대량 실점을 했다. 터커의 안타를 시작으로 최형우의 볼넷, 나지완이 적시타로 점수를 뽑았다. 이후 장영석의 적시타와 한승택의 유격수 땅볼로 추가점을 뽑으며 5-0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브룩스는 3회 1사 후 마차도에게 안타를 내주고,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맞는 듯했다. 하지만 후속타자들인 전준우를 유격수 땅볼, 안치홍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노경은은 하지만 첫 타자인 최형우에게 다시 홈런을 맞으며 물러나야 했다.

노경은은 5이닝 동안 94개의 공으로 6 피안타, 1 사사구, 3 피홈런, 1 탈삼진, 6 실점을 하며 패전 투수가 되었다. 볼넷은 하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았지만, 결정적 순간 홈런 3방을 내주며 대량 실점을 막을 수는 없었다.

브룩스는 6회 첫 실점을 했다. 타순을 바꾸며 리딩히터로 나선 손아섭은 브룩스를 상대로 실책과 안타를 끌어내며 괴롭혔다. 손아섭의 안타와 전준우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상황을 맞은 롯데는 기회였다. 3, 4번으로 이어지는 타순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안치홍이었다. 안치홍은 중요한 순간 2루 땅볼로 물러났고, 믿었던 4번 이대호 역시 뜬 공으로 물러나며 2사까지 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지명타자로 나선 허일이 적시타를 치며 겨우 1점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브룩스는 추가 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긴 이닝을 던지며 승리투수가 되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브룩스는 6과 2/3이닝 동안 104개의 투구수로 7 피안타, 2 사사구, 5 탈삼진, 2 실점을 하며 시즌 2승째를 올렸다.

3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며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가는 브룩스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2승 2패 기록은 아쉽게 다가온다. 그만큼 브룩스가 등판하는 날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가 되니 말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홈런 3방을 포함해 7점을 뽑으며 브룩스의 2승을 도왔다.

전반적으로 다 좋았지만 두 번째 경기에 나선 홍상삼이 잠시 불안해 보이는 모습을 보인 것은 아쉽다. 마운드에서 불안을 느끼며 오랜 시간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던 홍상삼이다. 그런 그를 누구보다 잘 아는 기아 벤치는 점수 차가 많은 상황에서 그를 마운드에 올리고 있다.

그가 편안하게 투구를 하며 자신감을 키우기를 바라는 배려일 것이다. 롯데와 3연전 첫 경기에 나서 안정적으로 1이닝을 소화한 것과 달리, 이번 경기에서는 9회 마운드에 올라 불안한 피칭을 했다. 선두 타자인 오윤석에게 안타를 내주고, 김준태에게 2루타까지 허용했다.

불안해 보이는 홍상삼을 위해 서재응 코치가 마운드에 오를 정도였다. 6점 차라는 점에서 보통의 경우 코치가 직접 마운드에 오르는 일은 없다. 서 코치의 마운드 방문으로 마차도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내려온 홍상삼은 보다 편안한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할 듯하다.

롯데와 3연전에서 스윕을 한 기아는 주말 두산과 3연전을 갖는다. 3, 4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 팀의 경기라는 점과 함께 최근 최고의 투구를 보여주고 있는 기아 이민우가 선발로 나선다는 점에서 연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타격감은 다시 올랐다. 물론 경기력은 상대적이라는 점에서 두산에 무기력하게 물러날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올리던 최형우가 홈런을 쳤고, 허벅지가 정상은 아니지만 터커 역시 두 경기 연속 홈런을 쳐냈다. 중심이 강해지면 당연히 승리 가능성도 높아진다.

김호령의 등장으로 센터라인이 강해진 기아. 박찬호가 불안한 수비와 호수비를 오가기는 했지만, 점점 안정을 다시 찾는 모습이다. 잠시 쉬었던 유민상이 잠실에서 다시 화려한 불꽃타를 쏟아내며 기아의 연승을 이끌지도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