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에 과반 노조가 생겼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새노조)는 만 10년 만에 조합원 수 3천 명에 도달했다며 교섭대표 노조가 됐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2008년 출범한 300명의 사원행동에 뿌리를 두고 있다.

KBS에는 크게 3개 노조가 있다. 언론노조 산하의 KBS본부, 천 명 정도로 구성된 KBS노조, 공영노조가 있다. 이 중 KBS본부가 25일 기준으로 가입자 수 2998명이 돼 전체 조합원 대상자(부장 이상 간부를 제외한 5014명)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직고용된 ‘미디어텍’ 소속 직원 170여 명, 수습직원 40여 명이 수습 해제되며 가입서를 제출했다. KBS본부는 수습직원들의 가입신고가 완료되는 6월 4일 특보를 낼 예정이다.

포스터 성명 (사진=언론노조 KBS본부)

유재우 KBS본부장은 “KBS에 노조가 여러 개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다른 노조를 대표 노조로 오해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제는 과반이 넘는 대표 노조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 본부장은 “교섭단체로 사측과 노사협의회 구성이 가능해졌고, 공영방송지배구조 개선, 한국방송공사 관련 법 등 21대 국회에 목소리를 낼 때 힘이 실릴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과반 노조가 되면 노사협의회 구성이 가능해진다. 유 본부장은 “과반 노조가 생기면서 노사협의회를 꾸릴 수 있게 됐고, 노사협의회에서 협의된 것들은 법적인 강제력을 갖게 돼 노조원들의 요구를 구현할 힘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노사협의회에서는 주로 근로자들의 임금·복지·인사 고충 등을 다룬다. 유 본부장은 “사내 근로복지기금의 경우 현재 문제가 많다"며 "과반 노조가 되면 노사협의회 구성원이 사내 근로복지기금 이사로 들어갈 수 있어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유 본부장은 “과반노조가 됐다는 것은 ‘불이익 변경’ 중 상당수를 동의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뜻”이라며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동의하고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기에 사측이 결정할 때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유재우 본부장은 “과반노조가 없던 상태에서는 노사협의회 구성이 어려웠고, 이는 관계 당국이 KBS에 대해 지적해온 부분 중 하나”라며 “이제 노사협의회를 구성할 수 있으니 사측의 큰 부담을 덜어준 셈”이라고 말했다. 양승동 KBS사장은 과반 노조 달성 소식에 “KBS 경영에 동반자로 환영한다”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KBS본부는 21대 국회 상임위원회가 꾸려지면 총선 전 5개 정당과 맺은 정책협약안을 적극적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언론노조는 앞서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민중당 등과 미디어 정책협약을 맺었다. 당시 KBS본부는 KBS의 공적 책무를 방송법에 명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원 시스템을 마련해야한다는 안을 냈다. 또한 정치적 독립을 위해 KBS 이사회 구성 및 사장 선임 과정에 국민참여가 구현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유 본부장은 “얼마 전에 민주당에서 전반기 제 1목표 중 언론개혁을 빼 우려가 된다”며 “상임위 구성에 있어서도 집권 여당은 검찰개혁 등을 우선순위로 삼는 분위기로 국회 상황을 지켜보며 미디어 정책협약을 지킬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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