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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정경심 총장 직인 파일’ 오보 논란 "단순 표현상의 오류 아니다"민언련 “SBS 보도, 검찰 기소에 강력한 정당성 부여”…SBS, 7개월 만에 보도 배경 설명
김혜인 기자 | 승인 2020.05.19 17:41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SBS가 오보 논란이 일었던 ‘정경심 교수 PC 총장 직인 파일’ 보도에 대해 7개월 만에 보도 배경을 설명하고 일부 내용을 바로잡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보도 배경 등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 보도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SBS는 지난 7일 <8뉴스>에서 조국 전 장관 딸의 동양대 표창장에 찍힌 총장 직인을 둘러싼 논란을 다뤘다. 앵커는 “총장 직인 파일이 정경심 교수의 컴퓨터에서 발견됐다는 지난해 SBS보도의 근거가 무엇이냐는 것이 논란의 핵심인데 이와 관련된 사실관계를 정리하겠다”고 했다.

5월 7일 SBS의 <'동양대 총장 직인 파일' 논란 계속…당시 상황은?> 보도

앞서 정 교수의 9차 공판이 열린 4월 8일, 검찰이 SBS의 ‘총장 직인 파일’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오보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동양대 교원인사팀장 박 모 씨를 심문하던 과정에서 “정경심 측이 압수수색을 하기 전에 동양대에서 가져간 업무용 PC를 임의제출했는데 거기에 동양대 총장 직인파일 발견됐다는 기사 본 적 있습니까?”, “보도와 달리 이 PC에서는 총장 직인이 발견된 건 아니었는데 보도내용 진위는 알 수 없었지요?"라고 물었다. 정 교수 측이 임의 제출한 PC에서 동양대 총장 직인 파일이 발견됐다고 보도한 SBS 기사가 오보라는 것이다.

이에 SBS는 7개월 만에 <[단독] "조국 아내 연구실 PC에 '총장 직인 파일' 발견">(2019년 9월 7일)보도가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정 교수의 1차 기소가 이뤄지기 하루 전인 지난해 9월 5일 검찰이 확보한 정 교수의 동양대 연구실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정 교수 아들이 받은 동양대 총장 명의 상장 파일이 나왔다. 이 파일을 분석한 검찰은 정 교수 아들 상장 파일에 포함된 총장 직인과 딸 조민 씨가 부산대 의전원에 제출한 표창장 사본 총장 직인이 동일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SBS 취재진은 기소 다음 날인 9월 7일 검찰이 기소한 근거가 정 교수 연구실 컴퓨터에서 나왔을 것으로 의심하고 취재에 들어갔고, 여러 취재 내용을 참고해 정 교수 연구실 컴퓨터에서 총장 직인 파일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SBS는 “당시로서는 ‘총장 직인을 찍는 데에 이용된 것으로 검찰이 판단한 파일’ 또는 ‘총장 직인 관련 파일’이 발견됐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었지만 ‘총장 직인 파일’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고 말했다. 단독 보도에 쓰인 '총장 직인 관련 파일'이 적절치 않았다고 시인한 것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9일 “이 사태를 단순한 ‘표현상의 오류’로 정리할 수 있냐”며 “SBS는 지난해 단독보도에서 ‘총장 직인 파일’이라는 용어를 4번이나 썼다. 8개월이 지나 ‘사실은 같은 직인이 찍힌 것으로 보이는 아들 상장 파일이었다’고 ‘말실수’로 치부하기에는 작년 보도가 확신에 찬 단정적인 태도로 쓰였다”고 지적했다.

5월 7일 SBS의 <'동양대 총장 직인 파일' 논란 계속…당시 상황은?> 보도 화면

SBS는 일부 사실관계도 수정했다. SBS는 "보도 사흘 뒤인 9월 10일 검찰은 동양대 휴게실에서 정 교수가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컴퓨터를 추가로 확보했고 정 교수 아들 상장 파일과 아들의 상장 파일에서 총장 직인 부분만 잘라내 별도로 저장한 파일, 즉 ‘총장 직인 파일’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단독보도에서는 총장 직인 파일이 '9월 5일 임의 제출된 연구실 PC'에서 발견됐다고 했지만, 총장 직인 파일은 '9월 10일 검찰이 추가 확보한 휴게실 PC'에서 발견됐다고 바로잡은 것이다. 실제로 경향신문의 <정경심 PC에서는 ‘총장 직인 파일’이 발견됐을까?>(5월1일)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공소사실에 적은 총장 직인 파일은 정 교수가 임의제출한 PC가 아닌, SBS 보도 이후 동양대에서 임의 제출받은 PC에서 나왔다.

민언련은 “SBS가 지난해 보도한 그 ‘총장 직인 파일’은 검찰이 SBS 보도 이후에 입수한 다른 PC에서 나왔고 바로 그 증거를 토대로 검찰이 12월 18일 두 번째 기소했다”며 “이 쟁점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는 논란과도 얽혀있다”고 했다. 검찰은 9월 10일 연구실 PC에서 총장직인 파일이 나오자 앞서 6일 낸 첫 기소 공소장을 변경하려고 했다가 불허됐다.

민언련은 SBS의 단독보도가 검찰의 기소에 힘을 실어줬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소환 조사 없이 정 교수를 기소해 ‘무리한 기소’라는 의문이 제기되던 당시 정 교수의 연구실 PC에서 총장 직인 파일이 발견됐다는 SBS의 단독보도가 나왔다. 보도 직후 나흘간 6개 종합일간지, 8개 방송사, 3개 통신사에서는 ‘정경심 총장 직인 파일’ 키워드가 포함된 기사가 82건(동아일보 제외)나왔다. 민언련은 이러한 모니터 결과를 밝히며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혐의에 강력한 증거를 제시한 격이 됐다”고 짚었다.

민언련은 “검찰 기소의 문제점과도 얽힌 언론 보도 논란이었기 때문에 취재 경위 설명과 더불어 ‘표현상의 오류’만 바로잡은 SBS의 5월 7일 기사는 아쉽다”며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도 불거지는 논란들은 첫 기소에 검찰 측에 강력한 정당성을 부여한 SBS 보도와 연결된 논란들로 SBS가 자사의 오보 논란을 해소하고자 할 때 되도록 함께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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