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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방지법 등 '방송통신 3법' 쟁점 정리[해설] n번방 방지법·넷플릭스 규제법·데이터센터법…20일 법사위 심사 예정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05.19 17:20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 3법을 둘러싼 업계·정부여당의 갈등이 거센 상황이다. 업계는 보도자료·기자회견을 통해 방송통신 3법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정부-여당은 “업계의 과도한 우려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미디어스는 각 법안에 대한 쟁점과 업계·정부여당의 입장을 정리한다.

방송통신 3법은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넷플릭스 규제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데이터센터법(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을 말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에서 이들 법안을 심사한다. 해당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면 같은 날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사진=연합뉴스)

'n번방 방지법' 대통령령 위임 논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불법 촬영물 방지 의무를 부과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제22조의 5 2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는 불법촬영물등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사단법인 오픈넷,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은 해당 조항을 ‘위헌적’이라고 평가한다. 법 적용 대상, 범위가 대통령령에 위임됐기 때문이다. 법안의 세부적인 지침을 담은 대통령령은 국회 의결 없이 행정부의 의지대로 변경할 수 있다.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8일 기자설명회에서 “대통령령에 모든 걸 맡기는 법은 없다. 또 행정기관이 의도한 대로 법 적용이 이뤄지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경신 이사는 “타인의 전기통신 정보를 매개하는 모든 사업자는 부가통신사업자 대상에 들어간다”면서 “오픈넷 홈페이지도 댓글이 오가기에 부가통신사업자가 될 수 있다. 만약 행정부가 범위를 무한정 넓힌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부가통신사업자 대상과 관련해 “‘전기통신역무의 종류, 사업규모’ 등을 고려해 조치의무대상사업자를 정할 것”이라면서 “향후 대통령령 마련 과정에서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방통위는 부가통신사업자가 취해야할 기술적·관리적 조치에 대해 “불법 촬영물 등을 발견한 이용자가 사업자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 이용자가 불법 촬영물을 검색하거나 송수신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 경고문구 발송 등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n번방 방지법, 사적검열 우려있나

업계는 n번방 방지법이 이용자 사적 검열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용자 메시지·이메일·블로그 등이 조치 대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사생활 보호, 통신비밀 보호, 표현의 자유 등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한다.

오픈넷은 검찰이 2014년 카카오 이석우 당시 대표를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상 음란물온라인서비스제공 혐의’로 기소한 것을 예로 들며 “n번방 방지법은 국민 메신저 사찰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검찰은 ‘카카오그룹’에서 음란물 745건이 유포된 것과 관련해 카카오가 의무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이석우 대표를 기소했다. 검찰은 카카오의 아동 음란물 신고 방법이 경쟁사인 네이버에 비해 어려우며, 카카오가 ‘금칙어 기능’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석우 대표가 카카오그룹 음란물 차단 기술적 조치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가연 오픈넷 변호사는 “디지털성범죄 차단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하기 위해선 이용자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는 ‘비공개 대화방은 대상이 아니다’고 하는데, ‘우리를 믿어라’라고 말할 게 아니라 관련 내용을 법에 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사적 검열은 없다”고 단언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유통방지 조치 대상이 되는 정보를 “일반에게 공개되어 유통되는 정보”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이용자의 사생활 및 통신비밀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사적인 대화는 대상 정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실제 개정안이 대상 정보를 ‘일반에 공개된 정보’로 한정한 이상, 이메일·메모·비밀 게시글 등은 법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다.

(사진=연합뉴스)

n번방 방지법, 해외사업자 규제 실효성은

업계는 n번방 방지법이 역차별을 불러온다고 주장한다. 텔레그램 등 해외사업자에게 실효적인 법 집행을 할 수 없으며, 국내 사업자만 엄격한 제재를 받는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역외적용 규정 도입을 통해 규제 실효성을 담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방통위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역외적용 규정 등을 도입했다”면서 “법제 정비를 바탕으로 해외사업자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와 행정제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방송정보통신수석전문위원은 “역차별 주장은 불법 방조 행위일 뿐”이라면서 “마치 ‘세금 한 푼 안 내는 해외사업자들이 있으니까 국내 사업자들도 세금을 납부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 입법·사법·행정행위의 모든 기준이 ‘해외기업의 국내법 적용 가능 여부’에 맞춰져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 잠재해 있다는 것임을 보여주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CP사 서비스 안정화 의무 부과한 ‘넷플릭스 규제법’

업계는 CP(네이버·유튜브와 같은 콘텐츠 제공 사업자)사에 서비스 안정화 책임을 부과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관련 조항이 ‘n번방 방지법’과 마찬가지로 많은 부분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으며 CP사에 서비스 안정화 의무를 부과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제22조의7은 “이용자 수, 트래픽 양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부가통신사업자는 이용자에게 편리하고 안정적인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서비스 안정 수단의 확보, 이용자 요구사항 처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관련 조항은 부가통신사업자의 기준, 필요한 조치를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다.

국회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이유는 페이스북·넷플릭스 등 글로벌CP 망 사용료 논란 때문이다. KT는 2015년 페이스북에 서버 접속료 지급을 요구했고, 페이스북은 “인터넷접속 품질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방통위는 2018년 페이스북에 과징금 3억 9600만 원을 부과했지만, 페이스북 1심 승소 판결이 내려졌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낼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CP사의 망 품질 유지 책임이 법적으로 규정된다.

안정상 전문위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터넷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유럽연합은 인터넷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해 넷플릭스·유튜브 등 글로벌 CP에 ‘인터넷 속도를 떨어뜨려 달라’고 요청한 적 있다”면서 “이에 CP사는 서비스 품질을 낮췄다. CP사의 전기통신서비스 품질 관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위원은 “통신사뿐 아니라 CP들도 서비스의 품질 관리에 책임이 있다”면서 “양질의 콘텐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는 의미다. 통신사는 이미 법적 의무를 규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데이터센터 '재난관리 대상' 포함 논란

국회 과방위는 데이터센터(IDC)를 재난관리 대상으로 포함하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IDC는 기업·소비자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공간이다. 자연재해 등 비상사태가 발생해 IDC 데이터가 소실되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은 IDC를 국가재난관리 시설로 지정하고, 재난으로 자료가 소실되면 정부에 감독·조사 권한을 주는 내용을 담고있다. 법이 통과되면 IDC 사업자는 설비통합운용 자료를 정부에 제출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과징금이 부과된다.

업계는 IDC를 재난관리 대상으로 포함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한다. 인터넷기업협회는 “민간 IDC를 국가가 관리하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오픈넷은 “IDC는 정보의 보관장소일 뿐”이라면서 “인터넷 다양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IDC를 사적 영역으로 남겨야 한다. IDC 모두에 재난관리계획을 세우도록 강제하고 공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국가감시의 위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IDC 관련 법안은 재난에 관해 한정적으로 적용된다”고 반박했다. 과기부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은 재난에 대한 수습과 복구 등 사후적 대응 중심”이라면서 “IDC에는 재난관리계획 수립과 이행, 재난 발생 시 보고 의무만 적용된다. 정부가 IDC가 보유한 데이터 자체를 점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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