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18일 ‘5·18 40주년 기념식’에서 찍힌 한 장의 사진이 주목을 받았다. 기념식 이후 5·18 묘역으로 이동하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KBS-MBC 사장이 포착된 것이다. 공영방송 사장들은 1980년 당시 5·18민주화운동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던 데 대한 반성의 의미로 기념식에 참석했다.

5·18기념식에 공영방송사 사장이 초청된 건 이례적이다. KBS와 MBC사장을 기념식에 초청한 ‘518기념재단’ 고재대 실장은 “5·18 당시 대표적인 언론사가 KBS와 MBC였다. 당시 언론들은 계엄군 발표 위주로 뉴스를 전했고 진실을 보도하지 못했다”며 “공영방송 사장 두 분을 초청해 5·18 기념식 취재와 더불어 과거 5·18 당시 왜곡 보도에 대해 사죄하고 진실을 보도하겠다는 계기로 삼아주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초청했다”고 말했다.

18일 KBS '뉴스9'에선 <성난 민심에 불탄 KBS…계속된 반성의 노력>이란 제목의 리포트를 전했다. (사진=KBS)

양승동 KBS사장과 박성제 MBC사장도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며 참석했다. 양승동 사장은 기념식에서 “죄책감을 뼈아프게 되새기면서 KBS가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말했다.

KBS는 이날 <성난 민심에 불탄 KBS…계속된 반성의 노력>보도에서 “5·18 40년이 지난 오늘 KBS는 다시 한번 광주 시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며 양 사장의 발언을 전했다. 또한 “군인들이 총칼로 광주 시민들을 짓밟는 동안 KBS는 그 실상을 외면했다”며 “KBS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잘못을 되새기며 국민들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보도했다.

KBS는 1980년 5월 민주화운동 당시 시위를 일부 시민들의 일탈로 몰며 폭력 행위만 부각해 보도했다. 또한 북한이 조정하고 있다고 왜곡 보도를 했다. 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광주KBS 건물에 불을 질러 건물이 타버리기도 했다.

MBC 정책협력팀 관계자는 “5·18 당시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고, 공영방송의 책무가 컸다. 광주 시민들을 무장폭도처럼 묘사하거나 북한의 지령을 받은 것처럼 묘사했다”며 “지난번 최승호 사장 취임 당시에는 세월호 유가족을 찾아 반성의 의미를 전했고 이번에도 과거의 보도를 반성하는 의미로 사장이 초청받아 조용히 홀로 참석했다"고 말했다.

MBC는 이날 <뉴스데스크>에서 김경호 앵커가 광주를 직접 찾아 리포트를 전했다.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 망월동 묘역 등을 찾아 유가족들을 만나고 추모하는 등 4개의 리포트를 전했다. 이와 더불어 전두환 등 5·18 관련자들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공영방송 사장들이 대통령 양 옆에 헌화·분향 동행자로 선 것은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재단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의미가 있는 참배 참여의 특수성을 감안해 주의했으면 좋지 않았겠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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