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는 이번주부터 매주 일요일 '시사주간지 리뷰'라는 코너를 마련합니다. 매주 발행되는 시사주간지 가운데 3가지 뉴스를 골라 소개하거나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다양한 시사주간지가 발행되고 그 속에서 의미있는 뉴스들이 보도되고 있지만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디어스는 바로 그 숨어있는 뉴스들을 끄집어내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인터넷 이용자 10명 가운데 4명 이상(40.4%)이 블로그를 운영한다고 합니다. 바야흐로 블로그의 시대입니다. 블로그가 어떤 이에게는 새로운 인생을 열어주었고, 또 어떤 이에게는 돈을 버는 수단이 됩니다. 또 어떤 이에게는 언론 매체가 되어 세상을 바꾸는 톱니바퀴를 돌리게 해주고 있습니다. 블로그가 적지 않은 이의 인생을 바꾸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시사인(24호/2008년 3월1일)이 이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시사인’이 주목한 ‘블로그의 힘’

시사인에 소개된 몇 가지 사례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와이프로거(주부 블로거)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문성실씨(33)는 블로그 덕에 새로운 인생을 찾은 대표 경우입니다. 약 4년 전부터 가족을 위해 만든 요리 이야기를 재미 삼아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대박’이 났다고 하네요. 하루 방문자가 1000 명이 넘어서고 문씨 블로그가 유명세를 타면서 출판사에서 책을 내자는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쌍둥이 키우면서 밥해먹기> 등 4권의 책을 냈고, 그녀의 책은 10만 부 이상 팔렸다. 문씨는 요리 관련 파워 블로거로 현재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 시사인 24호(2008년 3월1일)
‘한글로’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는 시사 블로거 정광현씨(34)는 블로그를 1인 미디어로 적극 활용하는 경우입니다. 그는 세상을 향해 하고 싶은 주장이 있을 때 블로그를 이용합니다. 그의 본 직업은 컴퓨터 엔지니어지만, 자기 블로그를 기반으로 ‘기자’로 변신합니다. 지난해에는 실종 아동 문제를 집중해서 다뤘습니다. 정씨는 그 기사를 통해 실종자 공익 광고 캠페인을 벌여 포털 다음의 광고 창인 ‘애드 클릭스’에 실종자 광고를 달게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실종자 광고를 효율성 있게 바꾸기 위해 보건복지부에 민원을 넣고 정보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공무원들과 적잖은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고, 보건복지부로부터 명예훼손 소송까지 당할 뻔했지요. 하지만 정씨가 올린 글 대부분은 포털 특종상에 뽑혔습니다. 포털로부터 1주일에 4번이나 특종상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이름 뒤에는 ‘특종 블로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닙니다.

기업들, 블로그를 마케팅에 활용하다

소니코리아는 최근 ‘3차원 풀HD 핸디캠’ 신제품 4종을 출시하면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제품 출시 소식을 알리는 이 자리에 소니코리아는 언론사 기자뿐 아니라 IT 파워 블로거 20명도 함께 초대했습니다. 파워 블로거 역시 기자 못지않은 전파력을 가졌다는 계산 때문이었습니다. 소니코리아만 블로거들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블로거를 활용한 제품 홍보는 IT 업계에서 보편적 마케팅 활동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소니코리아처럼 신제품 기자 간담회에 블로거를 부르는 것은 기본이고, 파워 블로거에게 일정한 활동비를 주고 제품 사용 후기를 블로그에 올리도록 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제닉스’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는 전업 블로거 이일희씨는 블로그에 올리는 IT 제품 리뷰와 IT기업과의 협업 마케팅만으로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받던 연봉 이상을 벌 정도입니다.

블로그 운영 국내기업 대략 50여개

▲ 시사인 24호(2008년 3월1일)
하지만 국내에서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는 기업은 아직 많지 않은 편입니다. 업계에서는 현재 대략 50여 기업이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추산합니다. 블로그 마케팅 전문가 박성호씨는 “한국 기업으로서는 오히려 블로그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았으면 하는 기대를 갖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블로그 마케팅은 기존 웹사이트를 통한 마케팅을 대체하거나 바꾸어버릴 대단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라고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개인뿐만 아니라 작은 기업이든 큰 기업이든 이제는 블로그를 이용해 고객과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때가 됐다는 것이죠.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문성을 살려 블로그 활동을 꾸준하게 하더라도 결국 안정된 수입원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지 않다는 ‘반론’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 때문에 ‘블로깅 러시’가 줄거나 블로거의 영향력이 쇠퇴할 것이라고 보는 이는 아무도 없다는 게 시사인의 ‘분석’입니다.

블로그는 이미 적잖은 사람에게 새로운 세상을 맛보게 했고, 미디어로서의 권력도 점차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는 것이죠. 지금은 트래픽이 높은 파워 블로거 몇 명만 보여도 어떤 문제를 이슈화하고 세상을 바꾸는 데 일조할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정치인이 블로거가 마련한 토론회에 참석하고, 기업이 블로거의 눈치를 보며 마케팅 수단으로 끌어들이려는 것도 이미 블로그의 힘이 적잖게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시사인은 이렇게 강조합니다. “블로그가 세상을 조금씩 바꾸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뉴스메이커가 전하는 공정무역…당신은 착한 소비를 하고 계시나요

지난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인터넷에선 ‘착한 초콜릿’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초콜릿 1년 소비량 중 30% 이상이 팔린다는 이날을 겨냥해 진행한 ‘착한 초콜릿, 사랑스러운 초콜릿을 사자’는 캠페인은, 우리가 즐기는 달콤한 초콜릿의 탄생에는 적절한 보상과 의료지원, 음식과 학교 교육 등을 받지 못한 채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는 아이들의 슬픈 눈물이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 캠페인은 국제 기독교구호단체인 기아대책과 공정무역 주식회사인 페어트레이드코리아, 공정무역가게 울림, 생협 매장인 자연드림 등에서 진행했는데, 착한 소비에 대한 환기 등 소기의 목적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뉴스메이커(764호/2008년 3월4일)가 이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제3세계 국가의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공정무역이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면서 국내에서도 공정무역에 의한 ‘착한 소비’ 바람이 솔솔 불고 있습니다. 대안무역이라고도 불리는 공정무역은 1950∼60년대 유럽에서 태동한 소비자 운동인데요,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직거래, 공정한 가격, 건강한 노동, 친환경 유지, 생산자들의 경제적인 독립 등을 전제로 한 무역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가난한 제3세계 생산자들이 만든 환경친화적 제품을 제값에 사는 윤리적 녹색소비자 운동인 셈입니다.

현재 공정무역을 통해 국내에 들여온 ‘착한 상품’들은 주로 온라인이나 생활협동조합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고 합니다. 구호단체를 통해서도 접할 수 있는데요, 2003년부터 동남아 수공예품으로 공정무역을 시작한 아름다운가게는 2006년부터는 ‘히말라야의 선물’이란 커피를 팔고 있습니다. 네팔의 오지 마을에서 재배한 커피 생두를 공정한 가격에 들여와 국내 로스팅 전문가가 직접 볶았다고 합니다. 역시 네팔에서 공정무역의 일환으로 들여온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 YMCA도 매출액이 지난해 2억여 원으로 뛰었습니다.

▲ 뉴스메이커 764호(2008년 3월4일)
공정무역, 윤리적 녹색소비자 운동

하지만 국내의 ‘착한 소비’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지난해 10월 아름다운가게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안무역 설문조사에서 “대안무역 상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있다”고 대답한 사람이 69.6%나 됐지만 정작 “대안무역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은 3%에 그쳤습니다. 뉴스메이커는 공정무역이 운동으로까지 확산되려면 인지도를 넓히는 일이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은 인식차가 엿보입니다. 공정무역을 진행하고 있는 단체들에선 소비자의 인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입니다. 우선 제3세계 제품의 품질에 대한 선입견이 있고, 거품을 뺀 포장과 디자인에 실망하는 소비자도 있다고 하네요. “제도적으로 어느 정도 사업내용이 인증된 제품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것도 필요하고, 공익광고 등의 형태로 이러한 사업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을 확대시키는 방식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주간동아가 주목한 ‘용병회사’ 한국 상륙 소식

세계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라크 사태를 접할 때마다 PMC(Private Military Company)라는 단어를 한번쯤은 접해 봤을 겁니다. 요즘은 PSC(Private Security Company)로 적는 경우도 많은데 둘은 모두 ‘군사기업’ 정도로 번역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군사기업이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주간동아(625호/2008년 3월4일)가 이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군사기업은 무기를 제외한 군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그런 기업이 한국에 상륙했다고 합니다. 놀라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간동아 보도를 한번 보죠. 2000년 롤란드라는 스웨덴인이 자국에 설립한 ‘다인섹(Dynsec)'이라는 군사기업이 지난해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 아시아 태평양 지사를 개소했습니다. 다인섹은 이라크 재건 사업에 참여할 한국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미국에 이어 한국에 두 번째로 해외지사를 설립했다고 하네요.

주간동아는 이렇게 반문합니다. 미국에는 ‘블랙워터’ ‘트리플 캐노피’, 영국에는 ‘아모르’ 등 쟁쟁한 군사기업이 많은데 왜 이들은 가만히 있고 스웨덴 군사기업이 먼저 한국의 문을 두드린 것일까. 답은 다인섹 아-태 지사장인 김태형씨가 하고 있습니다.

“미국 군사기업은 자체 소비자가 많다. 이라크에서 미국 군사기업은 미군 다음을 반군의 표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스웨덴은 중립국이기 때문에 그런한 부담이 적어 한국 처지에서는 가장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군사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하지만 군사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아직 많은 상황에서 과연 한국에서 제대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군사기업이 뭔가요. 한 마디로 전쟁터를 무대로 돈을 벌기 때문에 ‘죽음의 기업’ ‘용병회사’ 등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지요. 미국에도 이런 시각을 가진 국민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미국에서 군사기업이 계속 번창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주간동아는 그 대답은 필요성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고 전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이렇습니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국회 동의 없이 파병할 수 있고, 병력이 적어 고민일 때 바로 동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군사기업은 국가보다는 기업에서 더 많이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라크를 안정시키려면 재건사업을 추진해 기술자들과 근로자들이 들어가 공사를 해야 하는데 이라크에서는 폭탄테러가 일어날지 모르는 ‘킬존(Kill Zone)’이 언제 어디서 형성될 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죠. 군사기업들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군사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

관심은 외국의 ‘군사기업’이 한국에 지사를 개소했을 정도면 조만간 한국에서도 군사기업이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주간동아는 그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라크로 들어가는 한국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하나의 예로 들고 있습니다. 지난 2월13일 한국석유공사와 삼성물산 등으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은 쿠르드 자치구에 있는 초대형 유전탐사권을 따냈다고 발표했는데요, 당장 유전 탐사에 들어갈 ‘한국인 기술자들을 누가 보호할 것인가’가 화급한 문제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쿠르드 민병대와 한국의 자이툰 부대가 경호에 나설 수도 있지만, 이라크와 터키, 이란은 쿠르드인들이 3국을 끌어들여 그들 지역을 개발하는 자치력을 발휘하는 것을 ‘눈엣가시’로 여긴다고 합니다. 예상치 못한 문제로 인해 테러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국방연구원(KIDA)이 국회 동의를 받지 않고 해외에서 피랍된 한국인을 신속히 구출할 수 있는 부대 창설에 관한 연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얼마 전에 있었는데, 국회 동의도 받지 않고 군대를 외국에 파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측면 등 이 방안 자체가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에서도 특수부대 전역자들을 모아 군사기업을 만드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합니다. 한국도 군사기업이 생겨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그런 얘기인데요, 솔직히 그런 상황이 올까봐 조금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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