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가 통합되는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이 29일 공포·시행되면서 제3기 방송위원회(위원장 조창현) 위원들이 이임식을 갖고 1년 6개월의 업무를 마감했다.

▲ 조창현 방송위원장 ⓒ방송위
조창현 방송위원장은 29일 오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이임식을 갖고 "2006년 9월 취임한 이후 3기 위원들과 방송행정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방송 직무의 독립성을 보호하는데 중점을 두고 일해왔다"며 "방송위원회가 정책의 고객인 시청자 및 방송사업자로부터 여러 면에서 신뢰받는 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분야의 남은 과제는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는 환경에서 방송위원회가 수행하고 있던 본래의 기능과 역할이 새로 설립되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충실히 전달될 뿐 아니라 더욱 잘 수행될 수 있도록 애쓰는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지난 시간 그토록 수많은 토론을 거쳐 정책 규제기관 융합을 시도한 진정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임식에는 임동훈 방송위원을 제외한 8명의 방송위원과 방송위 직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29일 '방송통신위원회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공포되면서 방송위원회의 업무가 종료되고 방송위원들이 모두 물러났지만 방송통신위원회의 구성이 완료되지 않아 업무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초대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최시중씨에 대해서도 방송의 독립성 훼손 등 자격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어 앞으로 시행령 제정과 위원 선임 등 조직 구성이 안정화되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예고되고 있다.

다음은 조창현 방송위원장의 이임사 전문이다.

친애하는 방송위원회 가족 여러분!
그리고 제작 현장에서 수고하시는 방송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방송위원회 위원장 조창현입니다.

저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새로 발족함에 따라 오늘 방송위원장직을 물러나면서 먼저 그동안 방송의 발전을 위해 저와 함께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신 3기 방송위원들과 직원 여러분, 그리고 전국에 계시는 방송인 여러분들께 충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2006년 9월 취임한 이후 3기 위원들과 더불어 방송행정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방송 직무의 독립성을 보호하는데 중점을 두고 일해 왔습니다.

아울러, 방송위원회가 정책의 고객인 시청자 및 방송사업자로부터 여러 면에서 신뢰받는 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비록 1년 반이라는 짧은 재임기간이었지만 몇 가지 성과를 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먼저, 시청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진일보 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방송의 공정성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방송에 대한 시청자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방송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 및 시청자 미디어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참여하는 방송'에로의 길을 터 놓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공익성채널을 좀더 엄정하고 시대적 요구에 맞게 선정하고 제작비를 지원함으로써 시청자가 다양한 분야의 유익한 채널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보편적 시청권 보장 제도를 도입한 것은 우리 국민 전체에게 큰 유익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적 장치를 통해 우리 국민들은 올림픽, 월드컵 등 온 국민이 관심을 갖는 스포츠나 행사에 대하여 정보에 소외되는 일 없이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방송콘텐츠제작센터의 건립을 시작한 것도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방송의 핵심인 콘텐츠 제작을 활성화하는 한편, 방송시장 개방에 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밖에도 방송심의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와 의식을 강화하였고, 디지털 융합시대를 대비해 제도를 정비한 것들은 급속한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난한 몸부림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이제 방송분야의 남은 과제는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는 환경에서 방송위원회가 수행하고 있던 본래의 기능과 역할이 새로 설립되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충실히 전달될 뿐 아니라 더욱 잘 수행될 수 있도록 애쓰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것이야말로 지난 시간 그토록 수많은 토론을 거쳐 정책 규제기관 융합을 시도한 진정한 의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방송위원회가 지속적으로 추진했으면서 새로 구성될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변함없이 추진해 주시도록 요구하고 싶은 우리 방송의 당면 현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방송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무리 디지털 기술이 지금보다 발달한다고 해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더 좋은 방송', '건강한 방송', 그리고 '공정한 방송'일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방송의 독립성입니다. 디지털 시대에도 우리 사회의 제반 갈등을 치유하고 사회통합을 이루며 민주주의 제도를 완성하기 위해 방송이 정치 및 자본권력으로부터 독립하는 한편, 이를 감독할 방송통신위원회가 직무상 독립하는 것이야말로 시대가 변해도 변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가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디지털방송 전환 및 활성화는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시청자에게 고화질, 양방향 서비스 등 편의를 제공할 뿐 아니라 범국가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넷째, 뉴미디어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모든 국민들이 기술발달의 혜택을 합리적인 가격에 골고루 누릴 수 있어야 방송분야에 진정한 복지가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여기에는 뉴미디어 기업들이 수익모델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것과 더불어 대국민 서비스를 개선하는 등 시청자의 필요에 부응하려는 부단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글로벌 시대에 맞춰 방송교류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방송콘텐츠제작센터 건립에 이은 방송 콘텐츠 경쟁력 강화 대책이 더욱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여섯째, 방송정책과 행정 관련 전문인력 육성이 시급합니다. 이제까지 언급한 여러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를 담당할 인재 양성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금까지 이를 담당해 온 우리 직원들을 더욱 전문가로 키우고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친애하는 방송위원회 가족 여러분! 그리고 방송인 여러분!

저는 오늘 이임식을 갖고 물러나지만 방송분야에 산적해 있는 여러 가지 어려운 과제들을 여러분께 남겨 놓고 간다는 생각에 한편으로 여러분에게 미안한 심정입니다.

하지만, 제가 늘 강조했듯이 정책의 수혜자인 고객들을 생각하고 그 필요에 민감하며 최선을 다한다면 더불어 여러분도 크게 성장하고 방송분야도 앞으로 더욱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비록 오늘 이 자리를 떠나지만 여러분과 방송위원회 및 방송분야에서 함께 일하면서 맺었던 인연을 언제까지나 소중히 가슴에 간직할 것입니다. 어디에 있든 저는 언제나 여러분께서 하는 모든 일들을 뒤에서 성원하고 마음으로 도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우리 위원회가 당면한 과제들을 추진하는데 지혜와 고민을 나누어 주셨던 3기 방송위원들과 직원 여러분, 그리고 방송인들의 협조에 대하여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여러분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고, 가정에는 언제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여러분,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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