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 법조팀 기자들이 KBS 내부 취재물을 뉴스타파에 전달한 사회부장이 사회주간으로 인사발령 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KBS 사회부 법조팀 기자 6명은 7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이번 주간 인사가 부끄럽고 참담하다” 성명에서 “이영섭 신임 사회주간은 법조팀 기자의 취재보고 일부분을 뉴스타파 기자에게 카톡으로 그대로 전송했고, 그 보고가 인용된 것으로 보이는 뉴스타파 기사가 보도된 뒤에야 그 사실을 밝혔다”고 했다.

KBS 내부 취재보고가 인용된 것으로 지목된 뉴스타파 보도는 KBS 기자 출신인 심인보 기자의 <조선일보의 ‘윤석열 아내 구하기’...사실 관계 틀렸다>(4월 9일자)기사다. 해당 보도는 뉴스타파가 지난 2월 보도한 ‘윤석열 총장 아내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류의혹’에 대한 조선일보의 보도를 반박한 내용이다.

뉴스타파 <조선일보의 '윤석열 아내 구하기'... 사실 관계 틀렸다>기사 일부 발췌

조선일보는 “경찰은 뉴스타파가 보고서 내용을 오독해 오보를 낸 것으로 본다”고 보도했고 이에 뉴스타파는 최소 한 달 전부터 검찰이 출입기자들에게 해온 해명이라고 반박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뉴스타파 보도에 인용된 ‘한 언론사 검찰 출입기자 정보보고 내용’이 KBS의 정보보고라는 점이다.

KBS 법조팀 기자들은 “당시 사회부장이었던 이영섭 주간은 ‘사안을 잘 아는 뉴스타파 기자에게 취재를 하려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예민한 기사가 쏟아지는 법조팀에서 어느 누구도 보고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취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미 우리의 내부 취재물은 뉴스타파의 오보 논란을 해명하는 반박 기사에 이용됐다”고 했다.

기자들은 해당 사안을 국장과 보도본부장에게 전달했고 보도본부장은 사회부장을 불러 경고문을 읽게하는 ‘경고 조치’를 했다. 또한 보도본부장은 4월 27일 기자협회 보도위원회에서 “(이영섭 부장이 한 일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며 “이번 일이 작용돼 부서장 평가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7일자 인사로 이영섭 부장은 사회주간으로 영전됐다. 기자들은 “사회주간으로 발령한 기준은 무엇이냐”며 국장과 보도본부장에게 따져 물었다. 또한 이 사안을 둘러싸고 보여준 보도국 수뇌부의 행태에 분노한다고 했다. "공개적으로 문제삼게 되면 취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와 KBS 조직 전체에 큰 오명으로 남을 수 있다는 고심 때문에 고민"했지만 "법조팀 기자의 보고를 타사 기자에게 복사·붙여넣기 방식으로 보낸 부장의 행위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자들은 부장의 사과를 팀장을 통해 카카오톡 메시지로 받았으며 후속조치에 대한 노력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본부장과 국장에게 이번 인사의 이유를 밝힐 것과 보고 유출 사건에 대해 보도국 구성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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