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최문순 사장 ⓒMBC
지난 2005년 2월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던 MBC 최문순 사장이 이임을 앞두고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심경을 밝혔다.

최 사장은 가장 어려웠던 시기를 묻는 질문에 역시 '황우석 사태'라고 답했다. 그는 "황우석 사태 때는 저도 칼날 위에 서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제보가 들어오면 내도 죽고, 안 내도 죽고 이렇게 돼버린다"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최 사장을 인터뷰한 백병규 기자(미디어평론가)는 "인터뷰 내내 웃음 띤 표정을 잃지 않았던 최문순 사장이지만 이때 만은 조금 달랐다"고 전했다.

최 사장은 "나나 경영진이 날아가는 거는 아무런 중요성도 없더라. 회사가 죽느냐 사느냐는 거니까, 그런 점이 사실 제일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공영성 개념도 바뀌는 것…진보진영, 과거 패러다임에 묶여있어"

"공영성을 높이는 데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던 게 아닌가" 하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공영성은 원래 소유구조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런 뜻에서 MBC는 완벽하게 공영방송이다. 공영성의 개념도 계속 바뀌고 있는데 군사정권 시절을 거쳐나가면서 공영성이라고 한다면 주로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결코 양은 적지 않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최 사장은 "드라마나 연예의 경우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속도가 빨랐던 것이고, 반면 보도나 시사는 비교적 원칙을 지켜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 변화가 조금 더뎌 보일 뿐이지 시대 변화를 따라라기 위한 노력은 계속하고 있다"며 "드라마나 예능은 비공영 장르이고, 조금은 얕잡아 보는 경향이 있는데 고쳐야 할 인식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노조위원장 출신의 사장으로서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시장에서 생존하면서도 공영성을 지켜나가는 것이 제일 어려운 문제가 돼있는데, 진보진영은 여전히 보수적으로 과거의 패러다임에 묶여있지 않았나 싶다. 민주 대 반민주, 공영과 민영, 보수와 진보 이런 식으로는 풀어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참여정부 인사압력 없었다…방통위, 정파성에서 벗어나야"

▲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
최 사장은 "그동안에 정권이 방송에 대해서 권력이 프로그램 편성이나 인사에 많이 개입을 해왔는데, 참여정부에는 완전히 끊어졌다. 인사 건 같은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는데, 이런 점은 참여정부를 높게 평가하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는 간섭이 없었다"며 "여기까지 왔다고 본다. 되돌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해서는 "위원들이 정파적으로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하더라도 그 순간부터 위원들은 정파적으로 행동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게 된다. 방통위원회, 즉 위원회라는 존립 근거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방통위원들이 우리나라의 방송과 통신 전체를 보고 입체적이고 종합적으로 봐주었으면 한다"며 "유능하다는 소리를 듣자면 이 분야만큼은 정파적, 당파적 이해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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